결혼전 아내와 연애할때 남들 처럼 분위기 좋은 카페나 극장,
오락시설을 둘 다 좋아하지 않아 근처 계곡을 주로 찾아다녔었다.
그때 자주 가던 곳이 안양 수리산 계곡 병목안.
안양 시내에서 차로 약 15~20분 정도 거리에 있어 그리 멀지도 않다.
5년만에 데이스타125 블루스카이를 타고 승우와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아갔다.
요즘 녀석이 아이패드에 흠뻑 빠져 있다. 하지 못하게 하면 땡깡이 심하다.
반강제적으로 녀석을 밖으로 끌고 나왔다.
무릎보호대, 헬멧을 씌우고 두꺼운 끈으로 녀석과 날 단단히 묶었다.
그 끈을 꼭 잡으라 하고 동네 두바퀴를 우선 돌아봤는데, 끈도 잘 잡고 적응을 잘 하는 듯.
바로 병목안으로 출발. 계곡내 약수터까지 집에서 약 4km 정도 거리다.
골목과 도로를 요리조리 빠지고 병목안시민공원을 거쳐 정상으로 올라갔다.
가속시 승우가 뒤로 조금씩 젖혀지는 느낌이 들었으나 끈과 리어백이 잘 받쳐준다.
라이딩 내내 내 입은 쉬지않고 떠든다.
'끈 단단히 잡아라, 뭔가 이상하면 아빠 불러라, 잘 잡았냐?, 재밌냐? 무섭지않냐?' 등등.
그렇게 약 20여분 넘게 달려 병목안 정상(약수터 터)까지 달려왔다.
자전거 라이더들은 많았지만, 모터사이클 라이더는 나 혼자라 시선을 많이 받는다.
게다가 뒤에는 작은 헬멧을 쓴 애가 있으니 더했으리라.
몇년전만해도 병목안 약수터의 샘물을 마실 수 있었는데, 수질이 좋지않아 먹을 수 없단다.
예전에 이곳에 아내와 올라오면 항상 마시던 샘물이었는데 아쉽다.
승우와 함께 계곡 물속에 바위사이로 숨어다니는 작은 물고기도 보고
뛰어다니는 다람지도 보고, 도토리도 주으며 가을을 맞이하는 나무, 숲을 처다봤다.
역시나 이곳은 시내 공기와는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그렇지만 승우도 즐거웠으리라.
숲속에서 맘껏 뛰고 이것 저것 주으며 자기만의 뭔가를 느꼈을 것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며 수리산 성지로 알려져 있는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 고택도 들려봤다.
고택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만 둘러봤지만 성당으로 쓰이는 듯 했다.
이곳에서 오랜만에 성호경도 그어보고 내가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음에 또 왔을때는 내부도 살펴봐야지...
암튼, 약 2시간 가량 승우와 텐덤 라이딩을 다녀왔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내나 다른이들이 볼때 위험한데 애를 데리고 뭐하는 짓이냐 하겠지만,
저번에도 얘기했었지만 그런 위험을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승우가 아직 자각을 제대로 할 나이는 아니지만, 저 가슴속에 분명히 이 날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경험이 계속 쌓이면 녀석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기고 도전할 것이 많아지겠지.
수많은 아름다운 장소와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녀석에게 보여주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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