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사브 9-3 에어로

라브 이야기 017. 사브 9-3ss 에어로, 시골 시제(時祭) 그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의 얼, 기아 타이거즈 함평구장

라운그니 2012. 11. 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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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라브(사브 9-3 에어로) 이야기. 

어제 시골 시제가 있는 날이었다. 정기적으로 내려가긴 하는데, 이번이 세번째 가는 것.

주로 아버지 혼자 다녀오셨는데, 어버지가 연세가 드시니 왕복 6~7시간 넘게 운전하시기 힘들어 하신다.

그래서 회사에 어렵게 휴가를 내고 같이 다녀오게 되었다.





영통 근처 GS칼텍스 셀프 주유소에서 고급유를 가득 채워준다. 







몇일 전 반정도 채워준 후, 넣어주니 저정도 들어간다.

보통 반 정도씩만 채우는데, 장거리 주행이 아니면 이리 가득 채워주지는 않는다.


출발시간은 새벽 5시 30분. 벌초 다녀왔던 그 길을 따라 전라도 함평으로 향한다.

왕복 약 600km.



지난 9월 두 번의 고속주행을 통해 라브의 진가를 확인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대한 연비주행모드로 달리기로 했다.

시제를 모시고 오는 길에는 크루즈까지 사용, 최고의 연비를 기록했다.


평균 6.8L/100km 까지 찍었다는... 즉, 우리식으로 바꾸면 1리터당 약 14~15km를 주행했다는 얘기다.

보통 110~120km/h 속도로 주행하다 가끔 200km/h 속도 까지 찍어줬으니 이정도면 정말 양호한게다.







약 2시간 정도 달려준 후 군산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른 아침이고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횡하고, 사람들도 얼마 없다.







아버지와 우동 한그릇을 먹고, 다시 출발. 

1시간 30여분 더 달려주니 무안IC를 지나 고향으로 들어선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이 길은 없었다. 

아는지 모르지만, 이 근처에 기아 타이거즈 함평구장이 있다.

거기다 골프장까지 생겨서 아마 이 길이 생기지 않았을까.








암튼, 예전 같으면 시골집으로 오기 위해서는 학다리역을 거쳤어야 했다.

학다리를 거치는 사진은 이 곳을 참고하시라. 







차에서 내려 멋진 이곳의 사진을 찍어주신다.

저기 보이는 강은 영산강이다. 







이 날 눈, 비가 온다고 하더니 이처럼 맑았다.

시제 모시기에는 정말 최적의 날씨인 거다.







시골집에 들리기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들렸다.

지난 9월 벌초이후 이렇게나 많이 풀과 잡초들이 자라있었다.

김제에 사는 동생과 같이 왔었으면, 제초기를 한번 땡겨줬을텐데...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서 마주보이는 영산강과 낮은 산들. 경치는 좋다.







산소를 내려오는 길에 월동준비를 마친 마늘밭을 볼 수 있었다.

내년 봄쯤 잘 영근 풋마늘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벼농사가 다 끝난 겨울 논을 배경으로 라브의 사진을 찍는다.







초점이 맞지 않았지만, 왠지 느낌이 있는 사진.


10시가 되어 시제를 모시기 위해 묘소로 향한다. 

여기서 시제란 무엇인가? 네이버에 의하면 아래와 같다고 한다.


한식 또는 10월에 5대조 이상의 묘소(墓所)에서 지내는 제사를 관행적으로 일컫는 말. 한식 또는 10월에 정기적으로 묘제를 지낸다고 하여 시사(時祀), 시향(時享)이라고도 한다. 이는 5대 이상의 조상을 모시는 묘제(墓祭)를 가리키며, 4대친(四代親)에 대한 묘제를 사산제(私山祭)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그래서 묘사(墓祀), 묘전제사(墓前祭祀)라고 하며, 일년에 한 번 제사를 모신다고 하여 세일제(歲一祭), 세일사(歲一祀)라고도 한다.







암튼,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좀 복잡한 촌수이지만 실제 제사를 치르는 사람은 얼마 없다.







정상적이라면 그 수많은 자손들이 모두 참석해야 하나 각 자손의 대표들만 참석한다.

옛날처럼 패밀리의 개념이 대가족화가 아닌 핵가족화가 진행됨에 따라 도시로 서울로 떠나서 사니

이런 큰 제사에 참여하기가 힘들고, 귀찮아 하기 때문.







시제를 모시는 어른들 모두 머리로 이해는 하시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는거다.

그나마 젊은이는 나 하나. 뭐, 나도 그리 젊지는 않다. 

얼마 안있으면 불혹(不惑)을 바라보니... ㅜㅜ 







이런 자리에서는 눈치것 행동해야 한다. 

나이가 재일 어리니 나르는 물건 등은 다 내가 해야하는 것.







집안 어른들이 제삿상을 차리신다.

홍동백서(紅東白西), 조율이시등의 규칙아래 하나하나 차려진다.







이런 모습들을 보니 벌초때도 느낀것이지만,

앞으로 이 어른들이 안계시면 이마저도 끊길 것 같다는 거다.







하루가 다르게 편한 것, 효율적인 것 등을 따르는 우리는 

어느순간 우리의 옛 것, 문화를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찌 그게 걱정이다.


요즘 아이들, 그니까 우리의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물려줘야할 이러한 것들이

점점 더 사라지는 이유다. 


벌초, 제사만이라도 이어가리라 마음먹지만, 삶이란 알 수 없는 거다.







제사상이 거의 다 차려졌나보다. 과일이며 나물들 참 먹음직 스럽다. 

저 감주. 요즘은 식혜라고 하지? 암튼, 맛있는 거다.







마지막으로 밥과 국을 놓으시고, 종손의 대표께서 인사를 드린다.

막걸리 한잔을 올리고, 밥을 조상께 드린 후, 다시 절.







그리고, 축사. 그런 다음 다시 절. 또, 합동 절.







이렇게 제사상을 다섯번 넘게 차리고, 같은 모습이 계속 반복.







하늘을 올려다 보니 소나무와 맑은 하늘이 보인다.







시제를 다 치르고, 몇명없는 친지분들과 마을 주민들(할아버지, 할머니들 ㅜㅜ)이 

음식을 나눠드시기 위해 모이신다. 







이런 날은 원래 잔치날이다. 이처럼 개도 뭐 먹을게 없나 한몫낀다.







모든 음식과 짐을 정리하고, 시골 동네를 둘러본다. 

참 날씨 맑다. 집에 와서 안 사실이지만, 이 시간 서울 경기쪽은

천둥번개에 비까지 내렸다고 한다.







라브는 시골집앞에 세워뒀다.







골목길. 시골은 거의 대부분 하수도가 저렇게 되어 있다.

저걸 도랑이라고 하지... 저 도랑으로 생활오수물이 흘러가게 되어 있다.







볕짚으로 가득 매워있는 창고 창. 가는 철망과 나무로 창을 만들었다.







흙돌담과 장독대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요강도 보인다.







돌 절구통. 지금은 이런 옛물건들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사람 손이 거의 닿지 않는 이런 물건들. 

몇십년전 만해도 사람들로 북쩍거렸을 이 곳이 지금은 노인들만 사는 동네로 변해버렸다.

우리나라 어느 시골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정부에서 낡은 농어촌 집 지붕을 새로운 기와로 갈아주는 사업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집안 어르신 집 지붕도 저처럼 새 기와가 얹혀져 있다.







집안 어르신 집에서 기르는 누렁이. 

다른 한녀석은 목이 터져라 계속 짓는데, 이 녀석은 싱글벙글이다.







어렸을 적 골목길, 대문에서 항상 보던 사자 대문 손잡이.

아직 시골에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사자보다 더 무서운 대문 손잡이들이 있는 집도 있었다.

도깨비와 같은 손잡이랄지, 용모양의 손잡이들 말이다.

그런 집은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그런 집이였었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추억이 없을 터...







시골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이런 폐가가 많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이 홀로 생활할 수 없으셔서 도시에 있는

자식들에게 가시거나 요양원으로 가시는 경우가 많다.







대문에서 떨어진 집 주소. 벽돌에 언혀져 있다.







저런 버스 정류장이 시골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니 옛 정취가 풍기지 않는다.







이런거 하나만 있어도 이곳이 정류장이란 것을 알텐데...

버스 정류장도 일관된 디자인의 도시화가 되어가고 있다.







동네 이장님 목소리가 온동네에 퍼지는 저 스피커 철탑.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말린 옥수수.

말려서 씨앗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인데, 

요즘은 이런 농사를 해도 돈도 안되고, 할 사람도 없어서

몇년간 저렇게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시골집에 잠깐 들리고, 다시 수원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집안 어른들께서 싸주신 떡, 과일 등을 라브에 넣고 

그리 즐겁지 못한 마음으로 시골을 떠난다.







약 2시간 30여분 후 정속주행으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천안삼거리 휴게소에 들린다.







아, 사람 많다. 힘들게 다녀온 라브를 한 장 찍어주고, 다시 출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가 끝나는 오산 부근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그래도 다행히 수원까지는 약 12km 정도 남았다.


약 40여분을 30~50km/h 속도로 주행하다 수원IC에 도착하게 됐다.


수원에서 함평까지 왕복 약 600km. 운전시간 약 7시간. 

피곤하긴 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시제에 다녀왔다는 뿌뜻함과 조상의 얼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와서 좋았지만, 앞으로 이 시제라는 것이 얼마나 이어갈 지 모르기때문에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암튼, 차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고... 다른 얘기만 한 거 같다.

라브가 등장한 시골 얘기인 셈. ㅎ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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