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은 안양판교로 옛길인 하오개로를 거쳐가기로 했다.
하오개로는 성남과 의왕을 연결하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말하는데,
지방도 57호 안양판교로가 개통되면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도로가 되어버렸다.
(하오개로로 검색을 해보니 은근 유명하나보다. 자전거 라이더들, 보드 라이더들이 많이 찾는 듯)
하오개로로 들어서는 초입부터 큰 터널로 들어가야 한다.
이곳은 의왕 도깨비도로라고 알려져있고 커다란 안내판이 있어 찾기 쉽다.
터널을 지나쳐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반대편이 잘 정돈된 고속도로라면 이곳은 숲이 우거지고 상큼한 도로가 보인다.
때마침 노부부가 모는 차 한대가 지나간다.
윈도우에서 팔을 펼치고 한껏 숨을 들이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노부부를 따라 팔을 높이 들어 기지개를 펴봤다.
헬멧을 써서 그 산뜻한 기운을 다 맞이한 건 아니지만 공기가 참 맑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블루스카이 데이스타 125를 타고 숲이 안내하는 그 길을 따라 쭉 나아갔다.
제대로된 와인딩 로드이지만 구지 고속으로 갈 필요가 없다.
약 40km/h 저속으로도 충분히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매일 안양판교로를 오르면서 보던 저 다리. 무슨 다린지 궁금했었다.
저 다리는 산책로인데, 산과 산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곳이 하오개로 정상. 데이스타 125를 사진에 담았다.
정상에서 내려오다보면 운중농원 비석이 보인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사진을 찍었다.
아! 몇년간 이곳을 다니면서 이런 곳이 있으리라 생각치 못했었다.
좀 더 내려가면 저수지가 보인다. 이 곳 분위기, 정말 신비롭다.
흐릿한 안개가 끼고, 공기는 촉촉해서 을씨년스럽지만 분위기 하나는 끝내준다.
도로를 지나가는 차는 한대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 만을 위한 도로인 듯 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숲길.
도로 양쪽으로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숲길이 펼쳐지고 있었다.
으아... 무조건 이 길은 저속으로 달리면서 숨을 깊이 마시고 뱉어야 한다.
생쾌하고 깨끗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저 숲길을 지나면 하오개로 아름다운 길은 끝을 맺는다.
그리고 보이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거대한 기와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곳일까.
그렇게 오늘 아침, 정말 기분 좋은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아마도 해가 질 초저녁때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도로이지 않을까.
오늘 저녁 다시 가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