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DH-88

올드바이크 DH88 하오개로 눈밭, 언더본, 하오개로 예찬, 생각들

라운그니 2016. 2. 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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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 내린 눈이 마지막 눈이 아닐까 싶다.

안양에도 새벽에 눈이 잠깐 내렸지만 기온이 높아 다 녹아버렸던 거 같다.


그나저나 2~3일만에 dh88 시동을 건다. 

시동은 역시나 킥페달로. 힘차게 두번 정도 밟아주면 된다.


헐떡거리는 녀석이 1~2분 예열을 해주면 부드럽게 숨쉬기 시작한다.

이제 출발해도 된다는 뜻.


캬뷰레이터를 가진 바이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언제가 그 모습을 덜깬 사랑 마냥 표현하지 않았던가.


과연 캬뷰레이터가 장착된 바이크만을 클래식바이크, 올드바이크라 말할 수 있을까.

언젠가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아보자.


오늘 따라 도로에 차가 별로 없다.

잠깐 생각해보니 다른 날보다 10분 정도 일찍 출발한게 그 이유인 것 같다.


요즘 해는 7시 초면 어김없이 뜨기 시작하는데, 언제 떳는지 모르지만 어느새 하늘이 밝아 있다.

참 요런걸 보면 자연이란 대단한 거 같다. 모든 것을 아주 조화롭게 돌리고 돌리지 않는가.


하오개로를 지나면서 매일 다르게 변하는 자연의 흐름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하오개로 정상에서 안개낀 풍경을 보았다. 

한달에 한번 볼까 말까한 광경이다.







자욱하게 낀건 아니지만 사진처럼 빛의 궤적이 보일 정도니 공기도 탁한 느낌이었다.

또 두터운 공기층이 내 몸을 감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춥지는 않았다.








숲터널에 도착. 역시 조용하다. 

푸른빛으로 물듣거보니 하늘은 소리없이 환해지고 있는 것 같다.






 


하오개로 예찬


정말 아름다운 곳. 


이곳에 내 흔적이 계속 중첩되어 가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간이 약 10분 정도 지만 적어도 하루 정도의 시간이 모여 있지 않을까?


한 장소에서 하루의 시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또, 각 계절의 시간은? 참 어려운 얘기들이다. 


이곳을 자나면서 늘 하는 생각들. 


그래서 난 이곳, 하오개로가 너무 좋다.








그리고, 눈 밭. 

눈이 내리긴 내렸나 보다. 







요 사진을 찍는 동안 해는 이미 밝았다.


암튼, 오늘 눈이 마지막 눈이길 바라며... 오늘 dh88과 함께한 출근길 라이딩은 마친다. 


그런데, 너 dh88 너무 더럽다. 세차가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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