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DH-88

리얼 라이프형 모터사이클! 언더본 DH88, 올드바이크 DH88 1,000km 시승기

라운그니 2016. 2. 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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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작년 11월말 시골에서 가져온 dh88. 벌써 1,000km를 돌파했다. 


어쩌면 단시간내에 이 녀석만큼 신경써준 바이크도 없을 것 같다. 

기계적으로 탈때 어디 문제될 곳은 없었지만 돌보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난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하나 둘 손보니 결국 리스토어까지 가게 된 것.

현재 이 녀석은 90% 이상 리스토어가 완료된 상태다.


앞으로 녹슨 볼트, 너트 교체 및 크랭크 케이스 도색 등만 남아 있다. 

각 부속은 다 준비된 상태. 오는 3월초에 작업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작업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점화플러그 교환

-. 체인케이스 장착

-. 프런트, 리어 스탭 교환

-. 엔진오일 교체

-. 연료 게이지 교체

-. 스로틀케이블, 초크케이블, 브레이크케이블, 브레이크 스탑 스위치 교환

-. 다마사라셋 교환

-. 각종 핸들 부품 방청작업

-. 베터리 교체

-. 2인용 시트 장착

-. 리어 브라켓 장착

-. 클러치디스크, 엔진오일 교체

-. 캬브레이터(케이힌) 교체


거의 모든 부속이 20년 세월이 지났어도 주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또, 각종 배선도 까짐 하나 없이 부드러운 상태였다. 


하지만, 엔진출력과 직접 관련있는 각종 케이블, 점화플러그, 클러치디스크 등은 교체가 필요했다.


내가 바이크를 가져와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바로 각종 케이블류를 순정으로 교체하는 일이다.

그 이유는 순정 케이블로 교체를 하면 어느정도 바이크의 처음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엔진 및 클러치 등 노후화로 100% 재성능을 알 수 없을지라도 

내게 길들여지는 손맛 만큼은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2. 제원 및 사양


먼저 DH88 제원을 살펴보도록 하자.


ㅁ 크기 : 1,805mm x 650mm x 1,015mm

ㅁ 무게 : 86kg

ㅁ 엔진형식 : 공냉식 4 스트로크 OHC

ㅁ 배기량 : 85cc

ㅁ 출력 : 7ps/7,000rpm

ㅁ 토크 : 0.79kg.m/ 5,500rpm

ㅁ 변속기 : 3단 로터리

ㅁ 브레이크 : 앞, 뒤 드럼 브레이크

ㅁ 타이어 : 앞)2.50-17 뒤)2.50-17

ㅁ 연료탱크 : 4.0L

ㅁ 연료공급방식 : 캬브레이터

ㅁ 점화방식 : CDI 



dh88은 1982년 처음 출시되었다. 

86년 한해만 약 4만대 이상 팔렸다는 얘기가 있고 

지금 내가 소유한 녀석이 90년식인데 그 이후 년식도 있는것 보니 정확한 생산 정보가 없다.


dh88 후속 모델인 시티100이 1987년에 출시되어 2004년도에 단종 되었다고 하는데 

dh88이 90년초 서류도 있으니 시티100이 출시된 이후에도 잠시 생산되었던 것 같다. 


dh88은 DH88DLX, DH88STD 두가지 모델로 출시가 되었는데, 

DH88 디럭스는 스타트 모터가 장착되어 셀시동이 가능한 모델이었다. 


알다시피 dh88은 혼다 슈퍼커브 C90 계열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 조립해서 판매한 모델이다.

정확한 모델명은 C90CMg 또는 C90CMh 계열로 R135MU 타입이다.

즉, 헤드라이트 형태가 둥그런 형태가 아닌 네모난 형태인 것.






거기서 국산화 시킨 부품은 백미러, 시트, 리어짐대, 테일렌즈 등으로 추측된다.

그 외 거의 모든 부품이 C90CMg 또는 C90CMh 계열과 동일하다.

가장 중요한 부품인 캬브레이터 일련번호도 PB48 로 같다.





ETCR135MU


특이한 점은 R135MU 타입에 씌이는 차대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 외 타입에서 씌인 차대를 사용했다는 것. 

더 놀라운 것은 20년 이상 오래된 모델인데도 혼다에서 위 모델 부품을 지금도 주문할 수 있다.


게다가 구글링 해보면 여러나라에서 dh88 모양과 같은 혼다 슈퍼커브 C90 계열 언더본이 

아직도 잘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그정도로 dh88은 이름만 다를뿐 외국에서는 C50, C90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모델이다.






3. 올드바이크 DH88 1,000km 시승기


100km 시승기를 쓰면서 아래처럼 얘기한 적이 있다.


"매끄럽고 부드럽게 회전하는 엔진질감은 역시 혼다의 기술임을 증명한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잡소리 하나 없는 조용한 엔진소리를 들려준다."


1,000km를 탄 지금도 그 생각이 변함없다. 








dh88에 올려져있는 엔진은 100% 혼다에서 만든 엔진이다.

슈퍼커브 C90 용 엔진이 그대로 장착되어 지금의 대림 시티에이스 엔진뿐 아니라

과거 시티100 엔진보다 더 좋은 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84cc 배기량과 3단 기어라는 초라한 숫자이지만 직접 타보면 놀라울 정도다.

저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하고 끈질긴 토크에 놀라고 3단에서 부드럽게 상승하는 엔진출력에 또 한번 놀란다. 

이것이 20~30년전에 만들어진 엔진이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지금 대림에서 만들어진 시티에이스2와 혼다에서 만들어진 슈퍼커브110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뒤짐이 없다. 

최고속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미세한 출력을 고루내는 엔진질감을 말하는 것이다. 


dh88은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탈 수 있고 아무곳이나 세우기도 편하다.

또, 저속이라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속도 60~70km/h는 기본으로 나와주니 시내에서 충분하다. 

타기 쉽고, 특별히 주위를 기울여 조작할 것도 별로 없다.








물론, 20년 이상 년식이 있는 올드바이크여서 이것 저것 신경써줄것이 좀 있긴하다.


캬브레이터 방식이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출발 전 적절한 초크사용으로 예열이 반드시 필요하다.

약 3~5분 정도로 예열을 하면 고른 아이들링 엔진음을 들을  수 있다.


또 주행시 정확하고 신속한 기어변속을 해줘야 한다.

3단 로터리 기어라고 해서 대충 스로틀 풀고 기어를 넣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점에 스로틀 풀며 기어를 넣고 

신속하게 스로틀을 다시 감아야 하는 변속타이밍이 습관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 미션이나 엔진에 부하를 덜주고 최적의 주행 상태를 느낄 수 있다.








dh88의 경우 끈적 끈적한 로드홀딩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심지어 선회시 느껴지는 로드홀딩도 별 느낌없다. 하지만, 생각 외로 잘 돈다.


그것은 무게중심이 아래쪽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행시 언더본 바이크가 대체로 안정감이 높다. 

중량이 100kg도 못미치지만 자기보다 2~3배는 무거운 짐을 싣고 다녀도 문제없을 정도다.








지금 내가 타고 다니는 dh88은 순정상태에서 세가지 부분만 커스텀되어 있다.

그것은 2인용 시트, 리어 케리어, 모나카 소세지 머플러다. 


이중 2인용 시트와 소세지 머플러는 필수로 장착하길 추천한다. 


내 경우 앉을때 엉덩이를 좀 뒤로 빼고 앉는 편인데 

리어 짐대에 걸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많이 불편했었다.

2인용 시트로 교체하고 나서는 약간 뒤로 앉더라도 그런 염려가 없고

방지턱을 넘더라도 쿠션감이 좋아 편안했고 더 안정감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그리고, 커스텀 머플러. 


이륜차에 대한 배려가 아직 많이 부족한 국내의 경우 

머플러는 도로의 많은 자동차로부터 내 위치를 알리기 위한 하나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한다.


dh88 이나 슈퍼커브 등 언더본 계열에 맞는 다양한 커스텀 머플러 등이 많이 나와있는데, 

그 중 내가 장착한 소세지 머플러는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모리와키 티탄 몬스터(MORIWAKI Titan Monster) 머플러를 장착하고 싶다.



dh88은 이처럼 단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장점으로 가득한 바이크다. 


아직 녀석과 함께 한지 1,000km 밖에 안됐지만 

아마도 더 오래 주행할 수록 그 생각은 변함없을 것 같다.






4. dh88 그리고, 언더본 바이크의 가치, 대림자동차에 한마디



dh88, 시티100, 시티에이스, 슈퍼커브 등의 바이크를 언더본 장르라 부른다.


얼마전 대림자동차 공식블로그에서 시티100을 

배달용 바이크라 평가 절하했는데 난 그들의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그래서 두번의 포스팅을 통해 그들을 비판하고 

자신들이 만든 바이크에 자부심이 없다면 

앞으로 dh88이나 시티100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 말라 했다. 


단지 마케팅 용도로 필요할때만 그 바이크를 얘기하고 

오랫동안 유지해온 오너들은 내팽개치는 제작사는 필요없다.


그들이 최근에 주장하는 고객과의 소통이란 이런 작은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dh88, 슈퍼커브 c90과 같은 언더본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오너들이 지금도 이용하고 즐기며 사랑하는 바이크다.


dh88을 타고 있으면 너무 즐거울 정도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전혀 없다. 

왜냐하면 dh88은 다른 바이크보다 그 어떤 자동차보다 더 곱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녀석은 지구에 아주 친환경적이다. 

연료효율이 무려 리터당 40~50km 넘을 정도이니까.








dh88, 더 나아가 언더본은 우리 생활에 아주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진짜 라이프형 바이크라 할 수 있다.


고배기량 바이크만이 오토바이이고, 고배기량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언더본이 과연 바이크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난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배기량인 언더본으로 충분히 재밌는 바이크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 붐이 dh88, 시티100으로 지금 시작되고 있다.

순정인 형태로 또는 커스텀의 형태로 말이다.


그 의미를 대림자동차는 지금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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