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 이야기 012. 사브 9-3ss 에어로, 은행나무와 라브 그리고, 가을

보통 일주일에 1~2번 운행해주는 라브.
움직일때마다 약 30~60km 정도 운행을 해준다.

 

어제 회사 동료 결혼식으로 벌초 다녀온 이후 오랫만에 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을 해줬다.

비가 많이 내려서 그런지 거의 모든 차들이 80~90km/h로 저속주행을 한다.

 

하지만, 라브는... 아니, 나는 이 기회를 놓칠수가 없다. 

녀석은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고속도로에 오르자 마자 본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사브는 중-고속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사실, 아직 이 녀석의 계기판상 최고속도는 못 밟아 봤다. 

내가 밟아본 최고속도는 약 220km/h. 솔직히 그 이상은 겁난다.
녀석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내 간튜닝이 여기까지인 것 같다.

근데, 정말 앞이 뻥뻥 뚤린 곳이라면 더 밟을 수도 있을 것 같긴하다.

이 녀석에게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중-고속에서 느낄 수 있는 '총알처럼 튀어 나간다' 고 많은이들이 표현하는 주행감이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거친면을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노면 환경에 따라 로드홀딩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그만큼 주행 안전감이 뛰어 나다는 얘기다.

어제 한 동료가 처음 라브를 동승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수많은 버튼을 보며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와~ 운전석이 아날로그적인데요. 요즘차와는 많이 다르네요. 만지기 좀 복잡하겠어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브를 타면 이런 비슷한 말을 한다.
그들에게 사브의 감성을 얘기하는 것은 차후 얘기다.

 

그래서 그에게 직관적인 사용성, 조작감, 주행성 등을 얘기했다. 

그리고 길이 뻥 뚤렸을 때 거침없이 달렸다. 

 
그제서야 그 동료는 "와~ 끝내주네요." 하며 놀라기 시작했다. 

바로, 그런거다. 타봐야 아는 녀석. 보통 뒷자리에서는 튀어나가는 가속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라브는 보란듯이 이녀석의 성질을 정확히 보여준 셈이다.

그러면서 그 동료는 "아, 그래서 이 차는 영혼이 있다는 얘기군요"

그 소리 듣고 같이 차에 탄 다른 동료와 난 뻥 웃는다.

 

사실 IT관련 글을 간혹 쓰고 있는데 얼마전 작성했던 갤럭시S3 글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 아닌 관심을 보이고 있긴 했다.

비유의 의미로 얘기한 '영혼'이라는 단어가 그들에게는 많이 이상했나 보다.

 

그래서 요즘 회사 동료들끼리 '영혼이 없는 ㅁㅁ 같으니라고' 하는 

유행어가 종종 쓰이고 있다. 참 우스운 얘기다. 

암튼, 오늘은 라브를 타고 아내, 아들 우, 나 셋이 처가댁으로 갔다.

처남, 아들 우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긴 아들 우 생일은 내일. 벌써 두 돌. 

처남 생일도 이번주 수요일. 그래서 합동 생일잔치를 해주기 위해서다.

병원에 입원중이신 장인어른을 뵈고 물왕리에 있는 길성이 백숙을 찾았다.

정말 막바지 가을인가보다. 낙엽은 거진 다 떨어지고, 날씨가 많이 쌀쌀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처가댁 아파트 주차장에서 라브 세차를 해줬다. 

약 2주만에 해주는 세차. 왁스는 올려주지 못하고, 퀵 왁스만 올려준다.

그런데로 광은 살고, 도장면은 아직 부들부들 하다. 안심이다.

그리고, 스마트드레싱을 이용해서 라브 외장 플라스틱 부분을 닦아준다.

의외로 라브 외부는 플라스틱 부위가 많다. 

예전 코란도를 탈때만해도 그것이 싸구려틱하다 느꼈는데 지금은 그래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라브의 그 부위는 정말 적절히 잘 표현한 디자인 포인트다.

세차, 퀵 디테일러, 스마트 드레싱 작업, 휠 세척 및 광작업(림왁스) 등을 마치고

라브가 서있는 주위를 올려다 봤다. 

이런! 바로 은행나무 아래다. 낙엽이 수없이도 떨어지겠거니 했다. 

하지만, 몇개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떨어져도 차가 아닌 바닦으로 떨어져 있지 않는가.

이건 운이 좋은 것인지, 주차 위치를 잘 잡은 것인지. ㅎㅎ

마지막으로... 자, 라브와 은행나무를 보시라. 

멋지지 아니한가? 

끝.

P.S. 앞으로 라브 이야기는 이와 같은 에세이식으로 작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