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중 56위에 올라있는 정태춘의 데뷔 앨범이다.
모두 다 알다시피 정태춘은 가장 한국적인 원로 가수이자 사회 운동가, 시인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노래 대부분 가장 한국적이고 아름다우며 솔직하고 시적으로 서정적인 가사와 잔잔한 멜로디, 구수한 목소리로 이뤄져 있다. 배우자인 박은옥과 같이 부른 노래도 많다.
정태춘 1집 '시인의 마을'은 1978년 11월에 발매되었고, 카세트 테이프는 89년도에 제작되었다.
곡 목록은 다음과 같다.
Side A
1. 시인의 마을
2. 사랑하고 싶소
3. 촛불
4. 서해에서
5. 그네
Side B
1. 목포의 노래(여드레 팔십리)
2. 아하! 날개여
3. 겨울나무
4. 사랑의 보슬비
5. 산너머 두메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약 40년전에 발매되었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녹음이 잘 되어 지금까지 생생한 소리를 들려 준다.
첫곡 '시인의 마을'은 정태춘의 곡 중 모든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정다운 기타 선율과 하모니카, 주옥같은 가사로 아름다운 곡이다. 이어 '사랑하고 싶소'는 정말 소박하고 이쁜 노래다. 게다가 구슬 구르 듯 흥겨운 멜로디도 한 몫 한다.
'촛불', '서해에서' 두 곡은 모두 어우운 음률로 시작되고, 가사 또한 우리 정서와 가장 가까운 한이 서려있는 노래들이 아닐까. A면 마지막 곡 '그네'는 우리 전통 국악 박자가 주제 선율로 나오며 흥겹지만 왠지 서글픈 분위기다.
이어 '木浦(목포)의 노래'는 첫 음부터 사운드 디자인이 잘 된 곡인데, 한쪽에서는 북소리가 연달아 들리고, 한쪽에서는 피리 소리가 서로 어울린다. 곧 정태춘의 구수한 목소리가 그 두 소리를 희미하게 만든다. 가사는 또 어떤가. 그냥 듣고 있으면 노래 속으로 동화되어 간다고 할까.
하모니카로 시작하는 '아하! 날개여'는 그의 담백하고 솔직한 목소리가 가사를 더 진실되게 만든다. 1절이 끝나고 흥겨운 기타 선율과 하모니카의 하모니가 참 인상 깊은 곡이다.
다음 곡 '겨울 나무'는 포크 느낌도 나지만, 중간 중간 나오는 리듬 기타 소리에 재즈 느낌도 섞여있는 것 같다.
'사랑의 보슬비'는 앨범에서 가장 템포가 빠른 곡인데, 처량한 가사지만 솔직한 느낌의 재밌는 곡이다. 마지막 곡 '산너머 두메'는 옛 추억을 회상하는 가사인데, 어찌도 이리 소박하고 정겨울 수 있을까.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가 모두 다 시적이고 소박하며 아름다운 곡들인데, 그 첫 마디를 연 앨범 '시인의 마을'은 그의 앨범 중 백미일 지도 모를일이다.
사실 이 앨범이 발매된 시대는 공윤의 음반 사전심의를 받아야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시인의 마을' 도 이전 가사와 개사 가사다 다르다. 이 앨범에 실려 있는 '시인의 마을' 가사는 심의 된 가사다.
정태춘은 당시 사전심의 철폐를 위한 투쟁을 전개했다.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는 음반을 유통하기도 해서 몇차례 재판을 받기도 하였다. 결국, 1995년 10월 공윤의 사전심의는 위헌 결정이 나고 대중음악에 대한 사전 심의 제도는 이로서 완전 철폐되었다.
이를 두고 정태춘을 사회 운동가, 문화 혁명가, 행동하는 실천가로 불리며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음악가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 현재 '시인의 마을'이나 정태춘, 박은옥 앨범을 음원 사이트나 CD로 들을 수 있으니 꼭 한번 들어보길 추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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