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헬멧이라 하면 과거의 복각품으로 생각할련지도 모른다.
1960 ~ 70년대, 아니면 그 이전부터 수많은 라이더들이 사용했던 그런 헬멧들 말이다.
물론 그 당시 선보였던 모터 바이크 대부분이 크기는 작고 기계적 질감이 바로 느껴질만큼
윤곽이 뚜렸했으며 기껏해야 최고 속도는 50~60km/h 가 한계였던 시기였다.
특히 헬멧은 공기역학적 설계까지 필요없었을거고 지금과 비슷한 모양만이 있었겠지만
이 마저도 그 당시에는 나를 표현하는 개성이자 멋이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지금의 클래식 헬멧은 과거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최첨단 기술이 함께 녹여낸 것들이다.
역사, 문화, 패션 등이 과거로 회귀하듯 이 클래식 바이크 열풍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와 함께 클래식, 레트로 헬멧 장르도 다시 부활하고 있다.
최근 2014년도에 출시된 클래식 헬멧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벨 불릿, 다른 하나는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이었다.
어찌보면 담트락스 아키라 헬멧이 2003년도에 처음 출시되었으니 클래식 헬멧 장르에선 먼저다 할 수 있겠다.
물론, 벨 불릿이나 프리미어 트로피의 히스토리는 차치(且置) 하고 말이다.
암튼, 이 글은 위 헬멧들의 역사를 얘기할 건 아니다.
이 글에서는 위 헬멧들을 지금까지 착용하고 느꼈던 소감을 기록해볼까 한다.
자세한 역사 얘기는 각 헬멧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http://raungni.tistory.com/897 - 벨 불릿 헬멧 조금 사용기
http://raungni.tistory.com/950 - 프리미어 트로피 유니언잭 헬멧 조금 사용기
http://raungni.tistory.com/952 - 담트락스 아키라 헬멧 조금 사용기
1. 벨 불릿(Bell Bullitt)
벨 불릿은 지난해 11월 말 가져와 최근까지 약 5,000km 이상 써봤다.
처음에 느꼈던 부드러운 가죽 내피 질감이 지금은 끈적인다고 해야할까.
부드럽다기보다 얼굴이 밀려 들어가는 느낌이 커졌다.
그리고, 내피 숨이 죽어 헐렁한 느낌이다.
뭐 그렇다고 헬멧이 빙빙 돌아가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최근 벨 불릿보다 가벼운 헬멧을 쓰다보니 벨 불릿의 무게가 크게 느껴진다.
이러한 느낌들 때문에 요즘은 거의 안쓰고 있지만, 한달에 2~3번 외부에 왁스를 먹여주고 있다.
벨 불릿의 단점으로 많이 얘기되는 풍절음.
아마도 처음엔 고급 헬멧을 처음으로 써봐서 그랬는지 모든게 좋게 보였던 거 같다.
남들이 얘기하는 항공기 이륙하는 소리가 들린다는데, 어찌 그거에 비하랴...
비슷한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요 헬멧을 쓰고 100km 이상 크루징 할 것도 아니고 말이다.
오히려 풍절음보다 배기음이 더 크게 들렸다.
벨 불릿을 한참 썻을때는 울프 클래식을 타고 다녔었다.
하지만, 벨 불릿은 아름답다.
딱 보고 있으면 빨리 써보고 싶을 만큼 그 정도로 영롱하다.
게다가 고급스러운 가죽 내피까지 보면 할 말 다했다.
근데, 거기까지다.
약 5,000km 이상 써왔지만 최근 다른 헬멧을 사용하면서 더이상 쓰고 싶지가 않다.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볼테지만, 위 세 헬멧 중 벨 불릿이 가장 잘 어울린다.
참 아이러니한 문제...
2.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Premier Trophy Union Jack)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은 지난 7월 중반 가져와 지금까지 약 1,000km 정도 써봤다.
요즘은 트로피와 담트락스 아키라를 번갈아 착용하는 중.
현재 내가 쓰고 있는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은 무광 유니언 잭 모델이다.
처음 봤을 때 번들거리고 미끌한 느낌이 없고 칙칙한 모양이라 맘에 안들었다.
뭐랄까? 벨 불릿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값어치가 없다는 느낌이랄까?
광이 없는 플라스틱 느낌이라면 딱 맞겠다.
내피도 벨 불릿과 많은 차이가 났다. 괜히 샀나 싶을 정도.
하지만, 착용을 해보니 엄청 부드럽고 얼굴, 목 부분을 잘 감싸주고,
정수리 부분이 볼록져 있어 편안한 느낌이었다.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의 가장 큰 장점은 정말 가볍다는 것.
물론 아쉬운 점들도 있다.
쓰다 만듯한 느낌이 난다는 것과 벨 불릿이나 담트락스 아키라에 비해 쉴드 입구가 좁다는 것.
즉, 클래식 헬멧이라기 보다는 일반 풀페이스 헬멧을 착용한 것처럼 시야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사실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이 부분은 거의 느껴지지도 않는다.
풍절음 얘기를 해보면 확실히 벨 불릿에 비해 작게 들린다.
그리고, 프로미어 트로피 헬멧은 쉴드를 똑딱이로 고정하는데,
고정을 하지 않고 약 90km 이상 또는 바이크 진동 주파수와 맞으면 떨림 소리가 들린다는 것.
얇은 플라스틱 판을 흔들면 나는 짜르르 그런 소리가 난다.
뭐, 이것도 익숙해지면 별 신경도 쓰이지 않지만...
이 쉴드 얘기를 더 하자면,
엄청 단단하게 부착되어 있어 내릴때는 상관없는데 올릴때 헬멧 자체가 위로 들린다는 것.
그래서 두 손을 이용해 한 손은 헬멧 턱을 잡고, 한 손은 쉴드를 올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제점.
고급 헬멧인데도 불구하고 각 종 부자재들의 마감이 별로다.
특히, 내피는 양쪽 사이드 볼 부분만 분리된다.
게다가 턱끈 스냅단추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얼마 쓰지 못하고 금방 떨어져 나갔다.
이런 부분들은 좀 개선이 되었음 좋겠다.
현재, 국내에서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이 약 4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직접 써보면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가격에 비해 마감 품질이 별로라는 것.
3. 담트락스 아키라(Dammtrax Akira)
담트락스 아키라는 7월 말부터 지금까지 약 1,000km 써봤다.
지금까지 써왔던 헬멧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헬멧이 바로 이 헬멧이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고, 일본 구매 대행시 약 16~17만원에 살 수 있다.
담트락스 아키라는 쉴드가 없어 고글이나 플랫 쉴드 등 따로 구입해야 한다.
현재 나는 Vega Echo 5 Snap 플랫 쉴드를 부착한 상태다.
담트락스 아키라가 벨 불릿이나 프리미어 트로피에 비해 쉘 재질이나 내피 재질 등에서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두 헬멧 보다 가볍고 착용하면 무척 편안하다는 것과
시야가 확실히 넓다는 점, 거짓말 살짝 보태 헬멧을 안쓰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쉘 형상이 이쁘기도 하고 풍절음도 벨 불릿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솔직히 말해 난 벨 불릿보다 담트락스 아키라가 훨씬 더 좋아 보인다.
단순한 구조고 가격에 비해 성능도 좋아 단점을 찾을게 별로 없다.
그리고, 턱끈도 더블 D링 구조이고, 프리미어 트로피 헬멧처럼 턱끈 스냅단추가 플라스틱도 아니다.
암튼, 담트락스 아키라 헬멧은 또 사고 싶은 헬멧이다.
4. 벨 불릿 VS 프리미어 트로피 VS 담트락스 아키라 비교
지금까지 각 헬멧의 사용 소감을 얘기했는데, 지금 부터는 세 헬멧을 사진으로 비교해 보았다.
저번에 각 헬멧의 무게를 저울에서 측정한 적이 있는데, 측정값을 잃어버렸다.
다음에 측정해서 그 값은 업데이트하기로 하고, 무게만을 따져 봤을때 가벼운 순은 다음과 같다.
1) 무게
담트락스 아키라
프리미어 트로피
벨 불릿
2) 쉘 크기
그럼 쉘 크기는 어떨까? 작은 순으로 나열해 봤다.
담트락스 아키라
프리미어 트로피, 벨 불릿
설명을 덧붙여 보면, 프리미어 트로피와 벨 불릿은 거의 비슷하게 보이지만 벨불릿이 살짝 더 크다.
정면이나 후면에서 봤을때 벨 불릿이 셋 중 가장 얄상하고, 옆에서 보면 프리미어 트로피 길이가 가장 짧다.
또, 높이는 담트락스 아키라가 가장 작다.
전체적으로 벨 불릿이 크게 보이는 이유는 쉘 자체가 동글동글하게 좌우, 앞뒤가 동일한 형태라는데 있다.
프리미어 트로피는 쉘 뒷 부분 즉, 두상 후면 및 넥 부분은 두툼하지만 안면 부위로 갈수록 얄상해진다.
담트락스 아키라는 위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거의 둥그런 형태이다.
3) 디자인
디자인은 역시 벨 불릿이다.
개인적으로 디자인면에서 좋은 놈을 순서대로 고르라면 이렇다.
벨 불릿
담트락스 아키라
프리미어 트로피
아래 세 헬멧을 썼을때 비교샷도 있지만 세 헬멧중 벨 불릿이 가장 균형 잡혀 있다.
4) 내피 Ⅰ
내피는 두 가지 부분에서 살펴봐야 겠다.
첫째는 마감품질 및 편의성 측면에서 두번째는 편안함 측면에서 보도록 하자.
먼저 마감품질 및 편의성을 순서대로 고르면
벨 불릿
프리미어 트로피
담트락스 아키라
누가 뭐래도 벨 불릿은 내피가 너무 고급스럽다. 저 가죽으로 덕지덕지 두른 속을 보라.
또, 각 속은 타공으로 처리를 하여 기능적으로 디자인적으로 멋을 부렸다.
게다가 넥 부위를 제외한 양 볼 사이드, 정수리 부분 등 세 개로 분리가 되어 관리하기 편하다.
반면 프리미어 트로피는 벨 불릿의 가죽 색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죽으로 덧되어 있지만 그다지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안든다.
아, 넥 부위는 그나마 뽀송뽀송한 느낌은 난다.
프리미어 트로피는 양 볼 사이드 두개로 내피를 분리할 수 있다.
담트락스 아키라의 경우 내피 재질이 일반 면을 두루고 내피도 분리되지 않지만 그냥 가격 하나로 봐줄 만 하다.
턱끈이 더블 D링이라니 그거 하나로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5) 내피 Ⅱ
자, 그럼 어떤 헬멧 착용감이 좋았을까?
위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난 담트락스 아키라를 선택하겠다.
그 순서를 정하면,
담트락스 아키라
프리미어 트로피
벨 불릿
착용감이 편안하다는 점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내 경우 꽉 조이고 답답한 거 보다는 시야가 넓고 어느 정도 여유있는 헬멧이 더 좋다.
그렇다고 헬멧 안에서 얼굴이 놀고 그렇다는 건 아니다.
내 기준에서 그런 조건을 만족하는 헬멧이 바로 담트락스 아키라였다.
쓰고 벗을때도 무척 편했고, 착용했을때도 프리미어 트로피 만큼 좋게 느껴졌다.
포근하다는 느낌이랄까? 라이딩하는데 번거로움이 적었던 거 같다.
또, 사진을 자주 찍는데 담트락스 아키라는 쓴 채로 카메라 뷰파인더를 볼 수 있기까지 했다.
암튼, 안경 쓰고 벗는데도 편했다.
아, 한가지 단점은 플랫 쉴드 부착하는게 좀 귀찮을 정도.
5. 마무리
지금까지 긴 시간을 거쳐 벨 불릿, 프리미어 트로피, 담트락스 아키라 이 셋 헬멧을 알아봤다.
위에서 알아본 것 외에도 턱끈, 쉴드 부분 등 비교할 것이 더 있겠지만 그것은 직접 사용해 봐야 이해할 듯 하다.
이 세가지 클래식 헬멧 외에도 시중에는 더 많은 모델이 나와 있다.
그 헬멧들까지 비교하고 싶지만 여유가 안된다. 뭐 써보라고 빌려주면 마다하진 않겠다. ㅎㅎ
암튼, 클래식 헬멧을 선택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바라며...
끝.
'모터사이클 > 체험,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림자동차 그들은 과연 dh88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씨티100, 배달바이크, 언더본 (3) | 2016.01.20 |
---|---|
올드바이크 대림 핸디 지금까지 문제점 그리고, 쇼바 오버홀(overhaul) 정비 (2) | 2016.01.18 |
담트락스 아키라 헬멧 엘라스틱 쉴드 부착기, Dammtrax Elastic Shield (0) | 2015.11.09 |
중국산 모터바이크 헬멧 스피커 사용기, Helmet Speakers, 세나, 담트락스 아키라 (1) | 2015.08.21 |
프리미어 트로피 유니언잭 헬멧 조금 사용기, 클래식, 레트로 헬멧, Premier Trophy Union Jack (4) | 2015.07.27 |
어글리브로스 레밍턴 모터사이클 가죽장갑 리뷰, uglyBROS Remington GLOVES (0) | 2015.07.21 |
밥스터 MX3 오프로드 고글 착용기, 벨 불릿, 부코 타입 인터내셔널 제트헬멧, Bobster MX3 Off-Road Goggle (0) | 2015.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