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KCR125

킴코 Kymco KCR125 500km 사용기, 시승기, 트래커 바이크

라운그니 2015. 7. 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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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울프 클래식보다 KCR125(이하 kcr)을 주로 타고 다닌다. 

두 녀석은 겉모양이 비슷하지만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인터넷에 보면 두 녀석이 거기서 거기다라고 말들하지만 그건 잘못된 얘기다.

물론, 배기량 한계에 따른 최고속은 도토리 키 재기지만 주행감 뿐 아니라 여러면에서 많이 다르다.

kcr을 가져와서 지금까지 약 500km 정도를 주행했는데 그 사용기를 적어볼까 한다.





1. 주행감



각 단이 전반적으로 플랫한 느낌이지만 rpm을 높이면 거침없이 달리는 성격을 가진 녀석이다.

어느 바이크나 그러겠지만 울프와 비교했을때 기어 3단 부터는 그 체감이 더 크다.

그와 함께 귀와 가슴을 자극하는 배기음은 너무 듣기 좋다.

kcr은 rpm 게이지가 없는데 아마 그 느낌은 7,000~8,000 rpm 정도가 아닐지 짐작해 본다.

또 기어 4단에서 저rpm 으로 주행할때 들리는 단기통 울림도 듣기 좋은 녀석이다.

이렇듯 저rpm 에서 고rpm 까지 다양한 고동감으로 라이더 기분을 끌어올린다.


로드홀딩은 대체로 안정적이다. 

처음 주행시 느꼈던 헐렁하고 불안한 느낌이 거의 없어졌다. 

아마도 앉는 자세와 스텝위치, 니그립으로 녀석과 나를 단단히 일체화시키고 

새 타이어 그립이 어느정도 제자리를 찾은 모양인 거 같다. 


kcr을 약 500km 주행하면서 느낀점은 은근 재밌다는 것.

울프 만큼 또는 울프 보다 더 다양한 환경에서 재밌게 탈 수 있는 

트래커, 스트리트 바이크의 성격이 짙은 녀석인거 같다.





2. 각종 부속 조작감


kcr을 처음 소개하는 글에서 사진과 함께 다뤘눈데 

이번 글에서는 녀석과 주행하면서 느낀 세세한 조작감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먼저 키감이 글에 넣기 좀 우습지만 요 느낌이 지금도 난 참 좋다. 

kcr은 시동키가 좌측에 있다. 키를 넣고 돌리면 틱하며 스탠바이 상태가 되는데, 

이 틱 소리가 자극적일 정도다. 은근 터프하고 말이지...


스타트 버튼. 

별 특징없는 플라스틱 쪼가리 시동 버튼. 

하지만 요 버튼을 누르면 가래를 끌어올리듯 거친감이 터져나와 

찰진 엔진음과 동동동둥둥둥 거리는 배기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키를 돌리고 버튼을 누르는 이 행위는 녀석을 깨우는 주문과 같은 것이다. 


물론 더 터프하게 내 몸으로 킥페달을 힘껏 밟아 녀석을 깨울 수 있다. 

어찌보면 이 동작이 더 원초적이고 자극적일 수도 있겠지... 


클러치 레버.

태생이 가와사키 250TR을 배껴서 그런지 kcr 레이아웃은 트래커 스타일에 가깝다. 

그래서 클러치 레버뿐 아니라 다른 레버들도 크기가 큼지막하다. 

이 커다른 클러치 레버를 움켜쥐고 펴고 몇번 해준다. 

모든 기기 장치들이 그렇듯 클러치 레버도 요런 워밍업이 필요하다.


스로틀 레버.

kcr의 핸들 그립은 두툼하지 못하고 얇다. 그래서 그립감이 별로다.

움켜쥐는 느낌보다 손가락으로 살짝 잡는 정도 느낌이다.

그립감은 좋지않지만 길고 얇아 모양은 맘에 든다.


기어 페달.

충분히 예열이 안되어 있으면 중립에서 1단으로 내릴때 변속충격이 크다.

철컥 턱 걸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예열이 잘되어 있으면 철컥감이 부드럽다. 

뭐 급하게 출발하는게 아니라서 늘 예열은 충분히 해주는 편이다.


방향지시등 버튼.

kcr은 울프에 비해 방향지시등 버튼이 좀 더 크다.

그리고 톡톡 걸리는 느낌이 크고 정확해서 지시등이 켜졌는지 재차 확인할 필요가 없다.

또 일반 바이크 처럼 버튼을 누르면 초기화되서 불편함을 줄여준다.


혼 버튼.

거의 대부분 바이크의 혼 버튼이 그러겠지만 kcr도 누르는 감이 부족하다.

누르면 뛰뛰 소리는 나지만, 내가 눌렀다는 느낌이 적다.


패싱 버튼, 스탑 버튼.

kcr은 같은 배기량 모델과는 드물게 패싱 버튼, 스탑 버튼이 달려있다.

아직 요 패싱 버튼을 써보지 않았지만 있는 것만이라도 감사할 따름이다.

뭐랄까? 바이크가 더 고급화 느낌이 난다고 할까.


엔진.

kcr은 몇개 없는 카울을 제외하면 전체가 블랙색상으로 마감되어 있다. 

특히 엔진 및 차대는 온통 블랙인데 요 체결감이 단단하고 짱짱하다. 



또 엔진과 미션의 연결 볼트와 냉각핀 등은 기하학적이기까지 한데 

철저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진 조각 같은 느낌이랄까. 

엔진 하나 만으로도 kcr의 존재감은 확실할 정도다. 

추가로 엔진오일 인디케이터까지 있다면 말 다했다.





3. 시트 포지션


첫 소개글에서 니그립이 어렵다고 썼는데 지금은 그 부분이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니그립이라는 것이 기름통이 작고 얇다고 해서 안되는 건 아니었다. 


시트에 앉는 위치와 스탭위치에 따라 언제든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물론 자기 신장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으나 오래 타다보면 그에 또 적응되는 것 같다.


처음 녀석이 울프와 비교해서 포지션에 위화감이 있었는데 어느덧 더 편해졌다고 해야할까? 

아니 이 녀석은 원래 그렇게 타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어떤 바이크든 자기 몸을 녀석에 맞추고 적응하며 단단히 일체화시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확실히 시트 포지션은 울프와 좀 차이가 있다. 

울프와 비교해 전고가 약 20cm 정도 높은데 실제 시트에 앉아보면 비슷하게 보인다. 

하지만 내게 느껴지는 포지션 차이는 컷다. 

내 기준으로 봤을때 울프보다 kcr을 탔을때 더 편안했던 거 같다. 


하지만, 주행풍의 경우 kcr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건 변함없다. 

울프를 타면서 안들리던 소리가 똑같은 환경에서 더 크게 들렸으니까. 





4. 진동


진동은 어느 단기통 엔진에서나 나타나는데, 그 진동의 크기나 느낌이 버틸만한가 정도의 차이인 거 같다.

첫번째 글에서 진동의 크기가 데이스타 보다 크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엔진 성향이 내가 타면서 많이 달라진 듯 하다. 

특히, 녀석을 가져오고 정비시간을 길게 가지면서 문제가 될만한 부분 등을 제로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엔진오일도 100% 합성유로 교체하고 내 주행 스타일에 맞게 조금씩 보정하면서 탄 것이 

녀석의 상태를 더 좋은 쪽으로 끌어올린 것 같다.


암튼, 오랫동안 더 타봐야 알겠지만 녀석의 컨디션은 최상인 상태인 듯 하다.


하나 더 기록하자면 그루빙 도로에서 왔다갔다하는 느낌은 kcr이 울프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속도가 더 높아서 그러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는 것.





5. 브레이크


kcr의 앞 브레이크는 디스크, 뒷 브레이크는 드럼타입 이다. 

울프와 비교해서 브레이크 성능은 더 좋고, 타이어 그립이 좋아짐에 따라 앞, 뒤 잘 잡히는 것 같다.





6. 마치면서


kcr을 가져왔을때 주변분들은 걱정을 했다. 

인터넷에 널리 알려진 것처럼 단종된 바이크에 부품수급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메카닉분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좋은 바이크란 성능 그런거보다는 부품수급 잘되는 바이크가 최고 라고 그런다. 







사실대로 말하지만 요녀석도 몇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하나는 앞 우측 쇼바에 오일이 비쳤는데 그냥 타도 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틈새가 더 커지고 결국 누유가 될 수 있다는 것.


결국 쇼바 오버홀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지만 리데나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아니 어렵다기보다는 오너의 열정에 따른 메카닉의 열정이 같이 동반되지 않다는 이유가 클 것 같다.


올드바이크 매니아 카페를 보면 70, 80년대 바이크가 아주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부품이 지금까지 남아있고 그나마 수급이 원활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오너가 열정이 있고 메카닉 또한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녀석은 국내에서 어렵게 구한 신품 쇼바 리데나로 말끔하게 오버홀을 마쳤다. 


그런 것 같다.






인터넷에 어설프게 퍼진 얘기는 자기가 직접 경험한게 아니면 100% 믿을게 못된다. 

다 그렇다더라는 소문에 불과하다.


특히 정보가 별로 없는 바이크들은 더욱 그렇다. 

이 글이 kcr을 찾는 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것 또한 내 경험일 뿐이다. 

결론은 유지, 정비가 어려운 바이크는 이 세상에 없다. 

힘들긴 하겠지만 열정이 있다면 가능하다는 얘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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