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체험, 리뷰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계절과의 관계

라운그니 2016. 2. 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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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계절과의 관계







#1. 들어가며


영하의 날씨, 이 추운 겨울에도 난 모터사이클과 함께 하고 있다.

계절 상관없이 늘 타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계란 모름지기 끊임없이 굴려줘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항상 깨어있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 


사람이나 기계나 편한 것만 하려한다면 늘 그 모습 그 상태일 것이다.

또 어느 순간 무리하게 움직일때 탈나는 것처럼 미리 예방을 하고 단련하면 더 튼튼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춥거나 덮거나 난 늘 모터사이클과 함께하고 있다. 








#2.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3년 넘게 모터사이클을 타며 느꼈던 것들을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하나 둘 풀어보려고 한다.


이 얘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내가 그동안 써왔던 글에서도 조금씩 언급했던 내용들이기도 하다.

또, 어느 한 바이크 모델에 속한게 아닌 모터사이클 공통적인 얘기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이 에세이 제목을 거창하게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 지어봤다.

큰 제목에 각 주제를 정해 모터사이클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모터사이클과 계절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3.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계절과의 관계


사람은 걸으면서 느끼는 공기보다 달리면서 부딪치는 공기흐름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바로 공기저항때문이다. 


그렇다면 모터사이클을 타고 느끼는 공기저항은 어떨까. 

아주 확실히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 장소마다 공기속에 품어있는 축축한 느낌, 냄새, 기운 등이 모두 다르다.

그러니까 계절에 따라 느껴지는 공기흐름 즉, 바람을 다르게 느낀다. 


더 나아가 모터사이클을 타면 자연이 숨기고 싶은 계절의 경계를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은 그 어느 누구보다 먼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영하 10도의 겨울날씨. 

라이딩하다 보면 바람이 얼마나 차갑고 날카로운지 느낄 수 있다.

또, 각 지역 구역마다 차가움의 차이가 바로 느껴진다.


한 예로 내가 늘 출퇴근 하는 안양판교로를 보자.

분당방향으로 안양판교로 꼭대기까지 차가움이 덜하지만 

꼭대기를 넘어가 분당으로 진입하면 그 차가운 기운이 더 느껴진다. 


그리고, 항상 지나치는 하오개로 숲길. 

봄, 여름, 가을까지 푸근한 기운과 향긋한 냄새가 풍기는 이곳에 

겨울철은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겨울철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건 라이더라면 누구나 그러듯 손, 발일 것이다. 

이것은 별도의 주제로 더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겠다. 


그렇게 12월에서 다음해 3월 초까지 겨울은 날카로운 바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3월말 4월초에 들어서면 바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그렇게 겨울내내 차갑던 바람이 산뜻하게 느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몸을 다 맡길 정도의 날씨는 아직 아니다. 


하오개로 숲길에서 봄 내음이 진하게 풍기고 느껴지는 시기는 5~6월 들어서다.

이때가 되면 나뭇가지에 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숲터널을 만든다. 


운중저수지에서 내려온 촉촉한 기운과 하오개로 숲길에 퍼져있는 

푸근한 기운은 서로 스며들고 합쳐져 아주 기분 좋은 바람을 만들어 낸다.

또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즐거운 분위기를 한껏 높인다.








하오개로 말고도 이 시기의 바람은 아주 상쾌하고 따스한 느낌이다.

또 주변의 냄새, 기운이 바람에 잘 전달된다. 


7~8월말까지 느껴지는 바람은 아주 답답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 숨쉬기가 버겁울 정도다.

이 시기의 바람은 대체로 덥고 무겁다. 


하오개로 숲터널에 진입하면 나무, 풀 냄새가 코에 넘칠 정도로 자극적이다.

바람은 덮고 답답하며 여러 풀 냄새가 느껴지니 꽉 막힌 장소에 있는 듯 착각마저 든다.


9~10월 말. 가을은 아주 짧다. 이때의 바람은 봄과 비슷한 느낌이다. 

한가지 차이점은 봄바람은 따스한 반면 가을바람은 그 느낌이 거의 없어진다는 것이다.

상쾌하지만 서늘한 기운이 시작되는 시기다. 


그렇게 다시 겨울로 로테이션되는 것이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하면서 우리는 평상시보다 계절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걷거나 차를 타고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기운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전거를 타면서도 처음에는 느낄 수 있는 기운이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소모하는 열량으로 우리 몸은 더워져서 그 차이를 놓칠때가 많다.


자, 어떤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진짜 계절을 느끼고 싶지 않는가? 

이것이 모터사이클을 타는 여러가지 이유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런 여러가지 이유를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하나하나 찾고 생각해 보고자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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