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DH-88

올드바이크 DH88 하오개로 라이딩, 대림 언더본, 클래식바이크

라운그니 2015. 12. 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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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부터 비가 내렸나보다. 

밖에 나오니 도로가 젖어 있고 또 부슬비까지 내리고 있다.

그래도 빗줄기가 강해질 것 같진 않아 바이크를 타고 가기로 했다.


오늘은 dh88을 타고 출근. 

초크를 열고 킥 페달을 밟아 dh88을 깨우기 시작했다.

가져올때만 해도 셀 한, 두방이면 숨쉬던 녀석이 요즘은 셀이 안먹힌다.

그래서 요즘은 킥 페달을 밟아 시동을 걸고 있다.


다섯번 정도 밟아주니 살아난다 싶더니 이내 픽 하고 시동이 꺼져버린다.

스로틀을 살짝 열며 다시 킥을 밟으니 부르르르 텅.텅.텅. 하고 짧게 배기음이 반복된다.

스내칭을 몇번 해주고 스로틀을 놓자 시동이 유지된다. 


이어서 초크를 닫고 더 예열을 해주자 녀석의 엔진음과 배기음이 고르게 들리기 시작.

스로틀을 열었다 닫았다 하니 익숙한 머플러 소리가 들린다.


이제 출발해도 되겠다.


도로가 젖어있어 타이어가 예열되는데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거 같다.

기어를 2단으로 바꾸고 천천히 주행. 


dh88은 기어가 3단까지 밖에 없다. 


1단은 토크가 강해 해외 유튜브 영상을 보면 윌리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스로틀 반응이 엄청 민감하다. 그래서 출발하고 2단으로 바로 변경을 하는편이다. 

하지만, 2단으로는 40km/h 속도로 가기도 어려워 좀 더 가다 3단으로 바꾼다.


dh88의 경우 주로 사용하는 기어가 바로 3단 기어. 

3단 기어는 약 30~70km/h 까지 담당하고 있다. 

물론, 3단 기어는 등판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저번에 dh88로 분당판교로를 달려봤는데 탄력을 받아 나가면

약 60km/h 정도 유지한채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더 가파른 언덕에서 쭉 올라가긴 어려울 것 같다. 

오랜만에 하오개로로 들어섰는데 고개 중반쯤을 넘어가니 속도가 40km/h 이내로 줄기 시작한다.

3단에서 너무 힘들어 해서 2단으로 바꾸니 40~45km/h 속도로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로 세차례 정도 dh88로 안양에서 분당까지 출퇴근을 하는 것인데 

고속화 도로에서 차 흐름을 따라가긴 어렵지만 일반 시내에서는 충분했다.


3단에서 약 70km/h 정도로 주행을 했으나 진동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저속으로 주행을 하니 더 안정감있고 재밌다고 해야할까. 


암튼, 마음에 쏙든다. 


근데, 또 고민인 것이 dh88도 희귀 바이크라 녀석까지 아껴주며 타야하나 그것이 걱정이다.

cb400ss를 아껴 타기 위해 dh88을 가져왔지만 

이렇게까지 상태가 좋으니 녀석도 아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낭패(狼狽)다.

뭐, 바이크와 같은 탈 것은 안타는 것보다 타는 것이 좋다는 지론(持論)으로 위안(慰安)을 삼긴 한다.









어쨌든 dh88로 하오개로에서 처음 사진을 찍어본다. 

주변이 어둡긴 하지만 그나마 가로수 밑에서 빛을 담아 찍어봤다.








그리고, 하오개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숲터널. 

지금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있지만 이런 모습도 마음에 든다.

내년 3~4월이면 또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숲터널도 내년을 위해 쉬어야 하지 않을까. 








헤드라이트 주변부가 너무 이쁜 dh88. 








젖은 길을 달렸더니 머플러며 휠이며 다 더럽다.

비도 살짝 맞았으니 퇴근후 녀석을 딱아줘야 겠다. 


오랜만에 숲터널에서 뵙는 청소부 아저씨와 덕담을 나누며 글을 맺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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