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 이야기 028. 사브 9-3 에어로 안녕~ 리메이커, 덴트, 부분도색, 수원 영통

사브 9-3 에어로, 라브를 만난지 15개월. 지금 라브는 내곁에 없다. 

이 녀석 만큼은 평생 함께 하려고 했으나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구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정의 평화를 위해 라브를 입양시키기로 결정했다.

약 일주일 전부터 녀석을 보내기 위해 이것 저것 준비를 했다.

집 근처 리메이커라는 업체에서 뒷 범퍼 부분도색도 하고.

집 근처 셀프세차장에서 물도 쫙 뿌려주고 먼저를 제거해 주고.

왁싱질과 실내를 말끔히 청소도 하고.

집근처 명물인 등나무 아래에서 멋지게 사진도 찍어주고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 사브의 매력을 뽑아내는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그렇게 카페에 판매글을 올렸다.

녀석을 보내기로 결정은 했지만 맘이 편하지 않아 모두가 잠들었을 시간에 글을 올렸다.

내심 아무도 보지 않았음 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단 몇분도 안되어 차를 보러오신다는 메시지가 왔다.

다음날 용인 수지에 사시는 젊은 부부가 보러 오셨다. 

차를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나 사브에 대한 로망이 있으셨다.

이미 6개월전부터 사브 9-3 에어로를 찾고 있었다고 했다.

너의 주인은 따로 있었던 거니? 라브에게 묻는다...

암튼...

라브에 대해 소개를 해드리고, 사브의 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지만

좋게 봐주시고 만족해 하셨다. 그날 바로 가계약이 되고...

마지막으로 계약 당일 분당 에어로모터스에서 엔진오일 무료교환 쿠폰을 써줬다.

사실, 분당 에어로 모터스에 많이 실망이다. 

주인이 바뀌니 엔진오일 무료교환 쿠폰 승계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물건을 줄테니 여기서 갈든 다른데서 갈든 하세요' 라는 말은 귀찮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어쨌든 꼼꼼히 점검해 주고, 진단을 내리기 위해 신경써주시는 모습도 있었지만 이건 좀... 

앞으로 주 고객이 될지 모르는데 차를 인수해 가는 분에게 죄송하고 민망할 뿐이었다. 

암튼 와이퍼 작동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점검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 

다음에 오기로 하고 이전등록을 위해 수지구청으로 향했다.

와이퍼 오작동 부분 원인을 듣고 싶었지만 입양하시는 분께 그게 좀 찜찜하고 죄송하다.

그것은 나중에 그리핀에서 점검, 수리 받으신다고 하신다.

어쨌든 그렇게 사브 9-3 에어로, 라브는 내 곁을 떠났다.

다행스러운건 좋은 새 주인을 만났다는 것. 벌써부터 녀석에게 뭘 해줄지 계획하고 있으셨다.

오늘은 실내세차, 내일은 번호판 변경(뒷 번호판은 긴 것으로), 그 다음날은 뭐뭐... 그렇게 말이다.

나보다 더 잘 아껴줄 것 같다.

지금 내게는 사브에 대한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않다. 

그동안 모아온 데칼이나 열쇠고리 등을 모두 선물로 드렸기 때문.

하지만, 이것 하나는 남아있다.

바로 헬멧에 녹아있는 'Born From Jets' 

언젠간 다시 사브로 갈 날을 기약하며... 이 헬멧은 계속 나와 함께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