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BMW e36 320i

투슬리스 이야기 프리뷰. 올드 BMW e36 320i 사진몇장 있는 입양기 2편

라운그니 2013. 2. 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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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편에 이어 사브 올드 900의 소유는 언젠간으로 바껴버렸다.

좋고 괜찮은 매물보다는 아예 매물 자체가 없는 차가 바로 사브 올드 900.


암튼, 올드카에 대한 열망은 끊임없이 나를 흔들어 놓았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e38 파라다이스부터 클래식카코리아, 클래식카뱅크, 올드BMW 등의 카페를

방문하게 되고, 매물로 올라온 차들을 몇번이나 보고, 직접 연락도 하게 된다.


그러다 약 3주전 BMW e36 카페에서 올라온 한 매물을 보게 된다.

흰색상의 95년식 BMW e36 320i 였다. 


카페의 글들을 읽어보면 320i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만 판매된 전략적 모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배기량으로 세금이 매겨지기때문에 이보다 높은 배기량 엔진이 장착된 모델은 부담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320i는 323, 325, 328에 비해 출발시나 저속시 더디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중-고속에서는 탄력을 받으면 힘차게 나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 배기량이 2.0 보다 높은 차들은 세금이 그래도 부담되기에 내겐 2.0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이 녀석을 보기로 하고 차주와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우연찮게도 저번에 푸조 306XT를 봤던 왕십리로 다시 가게 되었다.


지하철역에서 올라와 약속된 장소로 가니 그릉그릉 배기음이 들리는 흰색상의 e36 뒷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날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트렁크나 천정에 내린 빛물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외장상태를 저녁이어서 제대로 볼 수 는 없었지만, 비교적 외장관리는 잘 되어 있는 듯 보였다.


차주는 바로 시승해볼 것을 권했다. 

비가 내리고 도로에 살어름이 얼었을텐데 BMW가 후륜이라 아무래도 좀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운전석에 앉아봤다.

시트포지션을 조정하려고 시트 아래로 조정장치를 찾으려 했는데 없다.

알고 보니 모두 전자동이라는 것. 

시트 왼쪽 아래로 전자식으로 모든 시트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되었다는 것. 

사실 좀 놀랐다. 이 당시에 이런 것들이 있었고 게다가 잘 작동되다니...


그리고, 엑셀을 밟고 도로로 나갔다. 카페에서 본 것처럼 저속에서는 차가 더뎠다.

하지만, 저속에서도 묵직한 무게감이 마치 쇳덩어리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또한, 핸들도 무척 무거웠다. 


한적한 도로에 접어들고 속도를 높여봤다.

시승시 약 80~90km/h 정도로 속도로 높여봤었는데, 약 60km/h 이후부터는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그 무지막지한 쇳덩어리가 움직이는 느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상당히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코너를 맞이한다. 핸들을 세차게 돌려봤다.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바닥에 잘 붙어 돌아 나간다. 이때의 속도는 약 60km/h 정도.

이거...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틀링 엔진소리(특히나 시동걸때 들리는 소리는 중독이 있다), 미션반응, 하체반응 등 모두 괜찮았다. 

심지어 방지턱을 넘어갈때도 아무 잡소리 없이 잘 넘어갔다. 물론, 딱딱하다.


근처 학교 주차장으로 이동해 차의 상태를 더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차주는 차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해 준다.

내일중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하고 차주와 그 날 헤어졌다.


집에와서 몇번의 고민끝에 다음날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그 차를 산다고 했다.

계약금을 입금하고 월요일 보기로 했다. 


주말내내 이 녀석을 데러오면 어떻게 관리를 해야할지 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리고, 차주에게 들은 문제점과 새로 나타날 문제점들, 입양시 마지막으로 점검할 사항들을 꼼꼼히 체크해 본다.


월요일에 서울, 경기지방에 폭설이 내려 차주와 화요일에 보기로 약속을 미뤘다.


드디어 화요일 오후, 회사에 미리 반차를 내고 차주가 일하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 녀석을 입양해 오기로 결정적으로 결심하게 된 것은 차주가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이다.

인상이 참 후덕하고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암튼, 가까운 정비센터에서 녀석을 리프트에 띄워 하체를 봤다.

누유되는 곳은 없었지만, 운전속쪽 오무기어 즉, 랙앤피니언쪽에 기름이 묻어있는것이 보였다.

정비사 말로는 오무기어에 누유가 있다고 한다. 타는데는 문제없지만, 소음이 생기면 교환이 필요하다고...

이것이 위에서 흘러내린 것인지 더 정확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엔진룸을 열어보았다. 

다행히 엔진룸은 깨끗했다. 


결국 입양하기로 결정을 하고 차주의 직장으로 다시 이동. 계약서를 작성했다. 

보험사에 연락을 하여 보험을 계약하는 동안 녀석을 자세히 더 살펴봤다.


거의 순정인 상태이고 작동이 안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상태.

하지만, 계기판의 킬로수가 실킬로수인지도 궁금하고, 가까운 정비센터에서 보이는 문제점 외에도

다른 문제점이 있을텐데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자세한 진단을 받아야 알 것 같았다.


잠실종합운동장 근처에서 수원까지 처음으로 장거리를 뛰게 됐다.

차주에게 걷너받은 키. 세월의 흔적이 많이 묻어있었다.

키는 하나밖에 없었는데, 전차주도 키를 잃어버려 고생꾀나 했나보다.

조만간 바로 키 하나를 더 맞추는게 나을거라는 당부를 해준다. 


저번주 잠깐 시승했던 그 느낌 그대로 녀석은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지금 나오는 차만큼, 라브 만큼의 가속력은 보이지 않았지만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라브 보다 더욱 더 쫀득하게 땅에 붙어 안정감있는 주행감을 보여주었다.


그 느낌을 받다보니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에서 엑셀에 더 힘을 가해 속도를 높여봤는데, 

어찌 95년에 만들어진 차라는 말인가? 이것이 바로 비머의 기술력인가 싶다. 


풍덕천쪽에 다다를쯤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후륜이 눈에는 쥐약이라는데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전륜이나 후륜이나 별 차이 없다고 한다.

둘 다 눈에는 쥐약이고, 천천히 주행을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카페회원분들의 말.


어쨌든 그렇게 해서 올드 BMW e36 320i 투슬리스는 내게로 왔다.

다음글은 전국에서 최고로 e36을 잘 보신다는 함사장님을 뵌 이야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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