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ⅰ/국내음악

언니네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앨범 리뷰, CD

라운그니 2021. 10. 8. 09:05
728x90



언니네이발관은 국내 모던 락 인디밴드로 90년대 얼터너티브 락을 한국적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소개한 밴드이다. 현재는 활동을 멈춘 상태인데, 최근까지 공식 멤버는 이석원(보컬, 기타), 이능룡(기타), 전대정(드럼) 등. 그들의 앨범 중 가장 인지도 있는 앨범은 오늘 소개하는 2008년에 발표한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이다.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나온 앨범인데, 특히, 리더 이석원의 자기 반성이 많이 반영된 앨범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범 타이틀로 자기는 가장 보통의 존재이고 하찮은 존재이기 때문에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앨범에 수록된 곡은 총 10곡인데, 첫 곡 '가장 보통의 존재'는 차분하고 간결한 트랙으로 단순한 기타 연주와 힘없이 부르는 보컬이 꽤 자연스럽다. 이어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는 다른 트랙과는 다르게 박자감이 느껴지는 드럼과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곡인데, 가사는 상당히 날카롭지만 신나는 곡이다.

세번째 타이틀 곡 '아름다운 것'은 이별 후 사랑에 대한 기억, 그 익숙함이 슬픔으로 남아있음을 노래하는 곡으로 너무 애처러운 감성이 느껴지지만 기분 좋은 팝 스타일 곡인게 특이하다. 다음 '작은 마음'은 언니네이발관 전작들에서 익숙하고 평범하지만 또, 기분 좋은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다섯번째 곡 '의외의 사실'은 두번째 곡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와 비슷한 느낌의 연장선에 있는 곡으로 사랑에 대한 단념, 체념을 노래하고 있다. 이어지는 '알리바이'에서는 난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아, 난 문제없어 와같은 으슥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는데, 트럼펫 솔로도 그 마음을 대변하듯 한 몫 거든다. 

 

하지만, '100년 동안의 진심'은 간결하고 스산한 기타 사운드와 독백 아닌 독백으로 결국, 그립다는 진심을 짧게 노래한다. 여덟번째 곡 '인생은 금물'은 약간 펑키 리듬이 느껴져 신나는 곡인데, 뭔가를 깨닳은 자조적인 가사가 흥미로운 곡이다. 


다음 곡 '나는'에서는 다시 사랑을 구걸하듯이 읆조리는데, 신디사이저 등을 사용하여 신비로운 느낌이 들며 간혹 들리는 기타 스트로크와 후반 리드미컬한 기타 솔로가 특히 돋보인다. 

 

마지막 곡 '산들산들'은 툭툭 튀는 신나는 기타 연주와 템포가 빠른 드럼 비트가 어울려 기분 좋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가사는 다시 체념하며 보통의 존재가 되어 내 갈 길을 계속 가며 그 기억까지도 희미해져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언니네이발관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각 곡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진 네러티브 즉,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한다. 각 곡의 가사를 쭉 훌터보면 사랑하고, 헤어지고, 슬퍼하고, 잊지 못하고, 단념하고, 다시 갈망하고, 다시 체념하며 결국 자기 갈길을 가게 된다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것을 하늘 위 별이 되어 기억까지 희미해져 가는 것으로 마지막 곡 '산들산들'에서 묘사하였는데, 앨범 전체적으로 사운드 디자인이 참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며 간결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마쉬멜로우 같이 말랑말랑하고 푸근한 느낌의 보컬까지 한 몫했으니 더이상 이보다 완벽한 앨범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위 중 50위에 랭크되어 있는지도 모르리라. 

부드럽고 푹신한 느낌의 음색과 아날로그적인 단순하고 간결한 사운드감 그리고, 한 편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끝.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