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정열이란 가수를 아는지 모르겠다. 1994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그는 4개의 앨범을 낸 가수이기도 하다. 물론, 현재 뮤지컬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작으로 그날들, 모래시계, 명성황후, 광주 등이 있다.
그의 가수 데뷔 앨범인 1집 "On The Ground" 은 1996년 발표되었고, 당시 히트곡은 한동준이 작사, 작곡하고, 함춘호가 편곡한 '날 울게한 그대' 였다. 거의 대부분 곡들을 직접 작사, 작곡하였던 싱어송라이터 이기도 했다.
2집 앨범 'Natural' 은 1999년 발표했는데, 대표곡인 '그대 고운 내사랑'은 아마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들었을 곡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리듬도 흥겹지만 가사를 읊으면 사랑하는 이를 위한 마음이 너무 상큼하고 고우며 아름답다. 두번째 곡 '친구에게'는 허스키하고 담백한 목소리와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 중반 기타 솔로가 돋보이는 곡으로 지금까지 같이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노래한다.
이어서 '생일없는 소년'은 묵직한 베이스로 시작되는 곡으로 상당히 리듬감이 좋고, 락 발라드 요소가 많이 느껴지며 후반 가사에서 '지금'이라고 외친 후에는 흥이 더 느껴진다. 다음 곡 '그대 생각'은 전형적인 포크 스타일로 걸죽한 그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노래 가사가 좋으며 중반 트럼펫 솔로와 연주는 한층 분위기를 돋구게 한다.
다섯번째 곡 '오늘 하루'는 레게 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 곡인데, 하루를 살더라도 솔직하고, 정의롭게 살자는 가사도 너무 좋다. 이어서 '아버지 산소에 나무 심으러 가는 날'은 발라드 곡으로 차분하게 기타 반주로 시작하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중반 하모니카 연주에 가사가 더 와닿아 마음을 쓰라리게 한다.
다음 곡 '슬픈 이별'도 전 곡과 같이 포크 발라드 곡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노래로 중후반 가사(제발 가지마... ) 이후 너무 애잔한 그의 음색으로 이별의 아픔이 더 처절하게 느껴진다. 여덟번째 곡 'Dear 필립'은 민족, 독립 운동가이자 독립신문을 창간한 송재(松齋) 서재필에 대해 신나는 반주와 함께 노래하는 곡이다.
이어서 앨범 마지막 곡으로 감미롭고 더 자연스러운 연주가 돋보이는 '그대 고운 내사랑' 어쿠스틱 버전이 흐른다. 그리고, 숨겨진 곡(트랙 20번)은 그 유명한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이정열, 엄태환, 손방일 등이 후반부를 약간 개사하여 유쾌하게 부르며 앨범을 마친다.
1990년대 초중반 부터 국내 대중 음악은 여러 음악 장르가 나타나는 시기였고, 김광석을 대표하는 포크 음악도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김현철, 김현식, 한동준 등의 싱어송라이터 등이 등장하고, 국내 대중 음악이 한층 더 장르가 확대되며 예술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 시기에 이정열도 활동했었는데,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늘 소개한 2집 '내추럴(Natural)' 에서 그 만이 가진 아름답고 정다우며 의미있는 가사의 노래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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