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듣고 있는 퓨전 국악 "두들쟁이 타래"에 대해 얘기해 볼려고 한다. "두들쟁이 타래"는 예전 블로그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2012년 'The Road'라는 한 잡지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현재, 'The Road' 는 그때 한번 출간되고 지금은 사라졌다.
암튼, "두들쟁이 타래"는 2010년에 '아름다운 여행' 이라는 앨범으로 데뷔했다. 피리, 태평소, 휘슬에 박지혜, 대금, 소금에 이근식, 가야금에 김민지, 아쟁에 최소영, 해금에 최유정, 거문고에 고지영, 타악에 김성현, 프로듀서에 박관우 등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4개의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1집 '아름다운 여행(2010)', 2집 '여행의 시작(2012)', 3집 '시지프스의 여행(2013)', 4집 '당신께 드리는 꽃다발(2017)' 등 이다.
여기서 1~3집까지 세개 앨범이 여행이 메인 테마다. 각 앨범의 제목도 정감있고 푸근한 느낌이지만 수록된 곡들도 우리 정서와 가깝다.
먼저 1집 '아름다운 여행'은 총 6곡이 담겨있는데, 각 곡마다 부클릿에는 곡의 의미가 설명되어 있다. 곡 설명을 들으면서 한 곡씩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곡에 다다른다. 마지막 곡 '아헤이야'에서 아름답고 한이 서려있는 현의 향연이 쉴새없이 교차되는 우리 전통가락의 멋을 엿볼 수 있다.
2집 '여행의 시작'은 제목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본 궤도에 올라 더 다양한 음악적 장르가 시험되었다. 앨범 설명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철조망의 낡은 신발은 한대수의 고무신 앨범에 대한 오마주란다. 철조망 너머의 저 파란 하늘로 가기 위한 것 즉, 통일을 염원하는 게 아닐까.
1집과 마찬가지로 2집도 각 곡에 이 곡이 만들어진 이유, 의미 등에 대해 빼곡히 적혀있다. 구지 음악에 대한 다른 해석이 필요 없다. 그냥 마음 편히 듣고 그 선율에 귀만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3집 '시지프스의 여행'은 총 7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리스 로마신화의 시지프스를 소재로 현 우리의 모습을 빗대었다. 첫곡 남방돌고래 부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주제를 제시하며 시작한다. 이 앨범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예전 글을 참고하시길.
4집 '당신께 드리는 꽃다발'은 여행이라는 메인테마 보다는 힘겹고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꽃다발과 같은 앨범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범 타이틀과 같은 첫곡 당신께 드리는 꽃다발을 들어보라. 가야금과 아코디언, 키보드가 어울리는 소리에서 큰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두번째 곡인 '신 해주아리랑' 으로 재즈 스타일의 반주와 국악 창이 넘나드는 돋보이는 곡이다. 아니, 국악에서 어떻게 이런 연주가 가능하단 말인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이날치의 모태가 될 수 있는 곡이라 하겠다.
세번째 곡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시 처럼 그 쓸쓸한 정서가 그대로 묻혀있는 곡이다. 너무 가슴이 쓰라린다고 할까. 피리, 대금, 가야금, 아쟁, 거문고, 해금 등이 같이 연주하는데, 너무 아름답고 애잔한 곡이다.
네번째 곡 '노래의 섬' 분위기를 반전 시키기라도 하듯이 신나고 흥겨운 타악 반주로 시작하고 피리, 태평소가 거든다. 앨범 설명글에서도 나온 것처럼 연인들의 사랑, 아이들이 뛰놀고 웃는 소리들, 모든 세상이 기뻐하는 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이 앨범이 발매될 때만 해도 코로나 세상은 아니었다. 이 곡을 들으면서 어서 코로나가 사라지고, 이전 처럼 마스크를 벗고 신나게 뛰놀 던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싶다.
이어서 나오는 '남겨진 이야기'는 대금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스잔하며 너무 애처로운 느낌이다. 뭐랄까...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4.16 세월호 참사를 얘기하는 것만 같다.
여섯번째 곡 '봄길'을 들어볼까? 봄이 다가오는 것처럼 상긋한 느낌의 곡으로 너무 귀엽고 발랄하며 기분 좋은 곡이다. 슬프냐? 그럼 바로 이 곡을 한번 들어보시라. 그냥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가득 찰 것이다.
다음 곡 '바람이 전하는 말'은 앨범 설명글로 대체하려고 한다. 이 설명글 보다 더 나은 글을 쓸 수 없다. "바람이 나의 어깨에 살포시 앉아 속삭인다. 외로움도 괴로움도 모두 털어 내어 바람에 실어 날려보내고, 주변을 둘러보라고, 너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라고, 눈물이 마르기 전에 바람이 떠나간다" 뭐랄까.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과 같다고 할까. 실로 곡 또한 그렇다. 장엄한 키보드 연주가 백그라운드로 조용히 흐르고, 가야금 가락이 그 흐름을 이어간다.
여덟번째 곡 '여강의 봄'은 여섯번째 곡 '봄길'과 세트 곡으로 싱그롭고 상쾌하며 흥겨운 가락의 봄을 얘기하고 있다.
마지막 곡 '라 마르세예즈'는 해금 독주 연주로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로 시작하는 작별의 노래와 같이 지금은 헤어지지만 다시 만난다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곡이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지만, 꼭 그렇다고 끝이 아님을 하나의 앨범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두들쟁이 타래"가 발매한 4개의 앨범에 대해 쭉 훌터봤다. 현재 "두들쟁이 타래" 외에도 국내에는 수많은 퓨전 국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마다 퓨전 국악을 하는 이유가 다르고, 다양하지만 퓨전 국악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좀 처럼 새로운 소식이 들리지 않는데, 조만간 새 앨범 소식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두들쟁이 타래"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직 그들의 앨범을 구입할 수 있다. 여러 음원사이트에도 올라와 있으니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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