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울프 클래식

06년식 SYM 울프 R 조금 시승기, 울프 클래식, 물왕저수지

라운그니 2014. 10. 19.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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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 친척 동생의 06년식 울프 R. 

어제, 오늘 이틀 운행. 


외장은 썩 좋지 않았지만 구동계는 문제없었다.

포지션이 데이스타와 확연히 틀려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속도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할까. 

동동거리는 고동감이 듣기 좋은 녀석이었다.


아무래도 친척 동생에게 길들여져 있는지 녀석은 내게 흔쾌히 허락치 않았다.

몇번이고 시동을 꺼먹고 했으니까.

클러치감이 데이스타와 많이 다르고, 유격에 틈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어제 오늘 2일을 함께하니 그제서야 내가 타는 걸 허락한다.

클러치감도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변속, 스로틀 동기화도 부드럽다.











지금까지 약 4만 가까이 주행한 녀석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8년이나 지났다.

그동안 여기저기 헤지고 낡고 탈도 많았지만 친척 동생의 손이 안닿은 곳이 없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파트 구석진 주차장에 고히 잠든 녀석을 깨웠다.

이 녀석은 셀과 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래뵈도 명색이 클래식 바이크. 편한 셀보다는 킥으로 깨우는 것이 낫다. 

힘껏 킥 패달을 내리치자 푸드득 거친 엔진음에 이어 동동거리는 배기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오직 셀시동만 있는 데이스타와 다른 맛이다. 





약 1~2분 예열을 해주고 1단으로 기어를 내리고 출발.

울프는 변속기 방식이 로터리 방식이다.

하지만, 시티 계열처럼 무한 루프방식이 아니다.

즉, 최고단에서 또 내리면 중립 N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올려줘야 4-3-2-1-N 으로 돌아간다. 

변속기 레버를 내리면 기어가 올라가고, 올리면 기어가 내려가는 방식인셈.

처음 탈때 리턴 방식이랑 달라 많이 헤깔렸다.


2 에서 3단으로 올리고 동네를 벗어난다.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도로에 지나다니는 차가 얼마 없다.

토요일 밤은 특히나 더 그런데 이때 라이딩은 고요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











낮에 수많은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는 수인로, 지금 시간엔 고요할 뿐이다. 

도로에는 희미안 안개만이 머물고 있다. 


늘 찾아가는 물왕저수지. 울프와 찾아갈 내 목적지다.

목감 사거리에서 이어지는 동서로에 물왕저수지가 나온다.

동서로를 쭉 타고 가면 월곶 소래포구가 나오고, 인천을 지나 송도까지 갈 수 있다.

물론 가는길 중간에 안산으로 빠질 수도 있다.











물왕저수지로 가는 길, 유유자적 저속으로 울프를 느껴본다.

부드럽게 결합되는 기어감과 스로틀 전개에 따른 크르릉 거리는 엔진음과 동동거리는 배기음. 

이것만으로도 녀석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물론, 클래식 바이크이기에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고딕체의 계기판, 작은 차체, 스포크휠, 크롬 휀더, 오래 느낌의 세퍼핸들, 

소시지 머플러, 낡고 흠집있는 시트 등 모든 것이 감성을 전한다.











울프는 그렇게 타는 것 같다. 

여유롭게 바람을 느끼고, 주변 공기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달리면 된다.

누구와 속도 경쟁을 할 필요없이 내가 갈 길을 가면 된다, 그 뿐이다.

나 또한 울프를 그렇게 탔다. 












물왕저수지 한쪽에 있는 노상 커피숍. 

오늘도 어김없이 밤 11시 넘어서까지 문이 열려있다.

주말에는 새벽까지 연다고 한다. 찾아오는 사람은 뜸하지만 이곳을 구지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한 주인장의 배려다.

사실 라이딩이 좋아서 이곳에 오는데, 고요한 밤바람을 느끼며 따스한 커피 한잔이 얼마나 달콤하던가.

그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끼기 위함이기도 하다.


노상 커피숍 주변에 울프를 주차하고 따뜻하게 목을 축인다.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한 상태로 주차되어 있는 울프를 바라본다.

어두운 곳에 주차해서 그 실루엣만 살짝 볼 수 있다. 이 흐뭇한 기분,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거의 모든 바이크 라이더들이 자기 애마를 보며 느끼는 것이 아닐까.










12시 거의 될즈음 울프를 다시 깨웠다. 

새벽공기가 많이 차다. 한시간 전과 많이 다르다. 

헬멧 쉴드엔 하얗게 습기가 차있고, 시트엔 이슬이 맺혀 축축하다. 

시동을 걸고 길게 예열을 해준다.











시간이 지날 수록 울프의 엔진 울림 간격이 일정한 패턴을 띠게 된다.

이제서야 출발할 시간. 

시트에 앉아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고, 클러치를 지긋이 잡고 1단으로 기어를 변경한다.

클러치를 살며시 놓으며 스로틀을 당겨 녀석의 그립력을 도로에 밀착시킨다.

우동동동 소리를 내며 앞으로 슈웅~ 











새벽에 가까와 질수록 도로는 더 한적하다.

교통 신호등은 이미 자기할일을 다 한듯 주황색 불빛만 깜빡인다. 

거의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고요하다.











울프의 모습을 찍는다. 

저 옆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니 은근 무섭다.

얼릉 울프에 앉아 바로 출발. 











가는 길, 저번에 얘기했던 목감사거리 - 박달로 약 1.5km 도로를 지나간다.

중간에 멈추고 다시 울프를 사진에 담는다. 

도로가 참 이쁘고 아름답다. 


2일 정도 타봤을 뿐이지만 역시 잘 만들어진 바이크임에 틀림이 없었다.

8년의 시간, 4만에 가까운 마일리지, 여러 부품들의 노후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진 내구성이나 주행안전성, 밸런스는 좋은 상태였다. 

대만 바이크가 일본 바이크 못지 않다는데 다 그럴 이유가 있는셈이다.


하지만, 주요 부품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한 예로 SYM 울프용 순정 체인이 약 165,000원 정도였다.

국산 호환 O링 체인이 약 45,000원인걸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울프는 직접 소유해서 쭉 몰아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있는 모델이다.

한가지 더, 승차 포지션 차이로 울프 R 보다 울프 클래식도 타보고 싶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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