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드라마 | 2013.01.01 |126분 | 미국 | 전체 관람가
감독 : 이안
출연 : 수라즈 샤르마(파이 파텔), 이르판 칸(나이든 파이 파텔 ), 라프 스팰
나름평가 : ★★★★☆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얀 마텔의 원작소설을 이안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소설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예고편만을 봤을 때, 바다 한가운데서
호랑이와 한 소년이 표류하는 것을 보니 뭔가 색다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겠지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봤을때 반전이 있는 잔혹동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 아직 영화를 못 본 분들을 위해 왜 반전인지 왜 잔혹동화인지 구지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머리 아프게 이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지 얘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것까지 뚤어져라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에서 나오는 영상미가 훌륭한 장면들을 놓칠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파이(스스로 얻게된 이름)는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는 다른 엉뚱한 면이 있는 아이다.
특히, 종교를 세개나 가지고 있고 항상 신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한다.
하지만, 파이의 아버지는 종교에 대해 부정적이고 언제나 이성적으로 판단하라고 가르친다.
결국, 이 영화는 종교의 필요성 내지는 당위성과 과학적이고 현실적이며 이성적인 판단의 대립으로
주인공 파이의 자아가 충돌하며 겪게되는 이야기다.
그러한 것들을 얘기하기 위해 수많은 장면들과 오브젝트를 각 씬에 담아냈는데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장면들을 연출한 이안 감독이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 몇 장면을 뽑자면 다음과 같다.
1. 폭풍속에서 큰 배가 대해로 가라앉고 파이가 호랑이를 보고 물속으로 뛰었을때,
배에서 비쳐지는 빛과 파이의 뒷모습. 이 장면은 슬프다 못해 전율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2.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얼룩말을 공격하는 하이에나와
이를 지켜보는 오랑우탄과 파이를 실루엣으로 표현한 이 장면.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이었을 것 같다.
3. 호랑이를 피해 뗏목에 피신한 파이가 잔잔한 바다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장면.
망망대해에서 보이는 이 초현실적인 장면은 정말 신비스러웠다.
4.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호랑이를 차마 못죽이는 파이.
호랑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장면인 셈이다.
5. 수많은 해파리떼가 빛을 내는 장면과 큰 고래가 뛰쳐 오르는 장면.
이 장면에서 우리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가 간직하고 있을 신비스러운 장면을 보게 된다.
6. 파이와 호랑이가 날치떼를 만나는 장면.
변화무쌍한 바다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7. 리차드 파크를 통해 우주를 보는 장면.
이 장면은 파이의 자아가 호랑이를 통해 동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어렸을 적 파이의 어머니에게 들었던 크리슈나의 그 입속의 우주를 보게 된다.
8. 파이가 호랑이를 다리위로 올려 쓰다듬어 주는 장면
절망적인 상태. 죽음을 스스로 인정하게 된다.
9. 식인섬에서 수많은 미니캣에 둘러쌓인 파이.
정말 이 장면은 장관이었다. 컴퓨터 그래픽이겠지만, 어떻게 이런 멋진 장면을 상상해 냈을까?
이 씬에 나오는 미니캣들은 멍한 상태다. 도망치지도 않고 파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본다.
어찌보면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10. 호랑이와 파이가 서로 마주보는 마지막 합성 장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밝혀지는 재미있는 씬이다.
지금까지 나름 뽑아본 10가지 명장면인데, '라이프 오브 파이'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뭐든 간에
영상미가 돋보이는 이 영화를 순수한 마음으로 그대로 보면 어떨까?
뭐, 이미 원작소설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그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안 감독은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장면 그 자체를 표현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바로 이것이 이 영화를 보는 다른 재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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