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 캠핑카 92H, 95HK, 카라반(caravane)

사브가 카라반, 캠핑카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전륜 4기통 터보 엔진의 이단아라 불리는 사브는 과거에 참 재밌고, 

기발한 차를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92-96 시리즈나 사브 소넷과 같은 모덷들이죠.

SaabO와 사브96 웨건

사브는 1960년대 SaabO 이라는 카라반을 생산했었습니다. 

다른 카라반과는 다르게 SaabO는 엄청 작고 가볍게 만들어졌는데요. 

무게가 80kg밖에 나가지 않았고, 자체 동력이 없기 때문에 차가 견인해야했죠. 

보통 작은 카라반은 견인시 시야 확보를 위해서 카라반의 앞, 뒤 창을 차의 높이만큼 높여 만들고 있습니다.

SaabO 카라반 안에는 두개의 소파, 테이블, 싱크대와 옷장이 있고, 네명까지 잘 수 있습니다. 

천정 옵션까지 추가하면 최대 다섯명까지 잘 수 있죠.

사브가 만든 캠핑카중 가장 흥미로운 모델은 바로 Saab 92H 입니다. 

엄연히 말해 사브가 생산한 것은 아닙니다.

Saab 92H 모델은 1960년대 스웨덴 램세르(Ramsele)에 있는 

AB카 서비스 소유주인 토르센 존슨(Torsten Johansson)의 개인 프로젝트 였었는데요.

1963년 그는 스웨덴 최초의 캠핑카가 될 이 모델에 실제 운행 가능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기 위해 아이디어 및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둘째 아들 엔더스 존슨(Anders Johansson)이 참여하게 되어 아들과 함께 

토르센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죠.

레퍼런스카로 사브 92를 선택했는데, 사브 92는 구동축과 리어 엑슬이 없고, 

공간 효율성 및 기계적인 접근성이 우수했고 전륜구동이었습니다.

토르센은 Saab 92H에 사브 92의 엔진, 드라이브 트레인, 샤시, 제어, 계기판 등 많은 것들을 참고했습니다.

하지만, 사브92는 2기통 28마력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캠핑카에 사용될만한 출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 엔진으로는 도로에 나갈 수 조차 없었죠. 

토르센은 첫번째 프로토타입을 만든 경험을 살려 두번째 프로토타입인 95HK를 만들게 됩니다.

이 모델은 2기통 40마력 사브 95 엔진을 이용했고, 나중에는 더욱 더 강력한 65마력 V4 엔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 진행 사항을 사브에 전달하고, 처음에는 관심을 보인듯 했으나 

불행하게도 사브는 SaabO 카라반과 경쟁 모델로 치부해 버리고, 이 프로젝트에 더이상 관심조차 주지 않게 되죠.

토르센은 실망한 나머지 결국 두번째 프로토타입을 팔아버리고, 프로젝트를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두번째 프로토타입인 95HK는 한 수집가가 구입을 했는데요. 

원 도장색인 그린, 화이트 색상에서 레드, 화이트 색상으로 도장을 새로 하고,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공공도로에서 시험주행시 약 90km/h 속도로 달렸다고 합니다.

첫 프로토타입인 92H는 바디의 절반 이상 파손된 상태로 숲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사브 카라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토르슨 존슨이 실패한 92H를 가져와 복원해 

결국 자동차 검사 및 인증을 통과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이 나오는 비디오가 있군요.

Toppola

토플라(Toppola)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사브에서 만든 것은 아닙니다. 

SCANDO라 불리는 회사에서 사브 99 및 후기형 사브 900, 9000, 9-3 모델에 장착할 수 있게 특별히 제작한 카라반이었죠.

토플라는 차의 해치를 제거하고 차 지붕에 얹혀진 형태의 모양을 갖고 있는데요.

토플라를 사용하지 않을때는 위 캠퍼를 제거할 수 있고, 해치를 다시 장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토플라를 밖에서 보면 작게 보이는데, 안에는 약 200cm 크기의 침대를 놓을 수 있고, 

높이는 2m 정도되어 170cm 이상되는 사람들도 서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완벽한 부엌시설과 겨울에는 히터까지 작동이 된다고 하네요. 

토플라의 총 무게는 약 115kg정도.

아쉽게도 SCANDO는 사브의 불안한 미래와 함께 토플라 제작 투자자를 찾다가 

2006년에 생산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SAAB 92H, 95HK가 여러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으로 결국은 복원이 되었는데요.

자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의 역사적인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유지/관리해 나가는 모습들에서

스웨덴 사람들이 사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AAB 92H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http://www.saab92h.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