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 900 클래식은 1980년대 생산된 모든 차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모델에 속합니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생산된 사브 900 클래식은 사브의 독특한 정체성을 간직한 채 생산해 왔죠. 사브 900 클래식은 그 어느 차량보다 소유가치가 있고, 차를 구성하는 각종 부품들이 가지고 있는 오밀조밀한 완성도는 이 차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브 900 클래식은 지난 수십년간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아왔고, 지금도 자동차 산업 역사를 볼 때 중요한 획을 그을 만한 이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죠.
사브 900 클래식의 탄생
사브 900 클래식은 미국에 새롭게 도입되는 충돌 규정 및 안정성등을 만족하기 위해 사브 99를 보완하여 출시한 모델입니다. 사브 99보다 더 나은 출력 성능과 로드홀딩, 보다 좋은 승차감 및 안전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극한 추위의 스칸디나비아의 로드 테스트 및 뜨거운 열기속의 캘리포니아 데스 벨리 로드 테스트를 몇 년 동안 실시 했었죠.
그런 혹독한 테스트를 거치고 드디어 1978년 생산 및 판매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브 99의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미국 충돌 규정을 충족할 수 있게 사브 900 클래식은 긴 프런트 엔드를 가지고 있었죠. 사브 900 클래식은 세단, 컨버터블, 쿠페, 해치백 라인업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사브 900의 대부, 비요른 엔벌(Björn Envall)
사브 900 클래식은 사브 트롤헤탄 디자인 부서 수석 디자이너인 비요른 엔벌(Björn Envall)에 의해 디자인 되었습니다. 비요른 엔벌은 사브 99, 900, 9000을 디자인했고, EV-1 컨셉카까지 디자인했었죠.
지난 2010년 네덜란드 독립 영화 제작자인 갓 프리드 드 브리스와 레오 알렉산더 스크랄젠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Thunder' 에서 사브 900의 아버지 비요른 엔벌을 소개하는데요. 약 25분 분량으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에서 비요른 엔벌이 스케치한 사브 차량들 및 사브와 관련된 생각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트레일러를 보도록 하죠.
DVD로 제작된 이 영상은 이 곳에서 주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브 900 클래식 디자인
사브 900 클래식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앞모습이 독특한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길게 나온 프런트 엔드와 깊이 들어가 있는 직각 형태의 앞유리 및 A필러, 사브 고유의 그릴형상과 엠블럼 그리고, 툭 튀어나온 범퍼 등 전반적으로 각지고 곧은 이미지를 느낄 수 있죠.
옆 모습은 어떨까요? 옆에서 더욱 더 사브 900의 본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A필러에서 시작된 독특한 형태와 B필러, C필러에서 이어지는 자로 된듯한 곧은 선들은 거친 이미지를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한데요.
거기다 헤드라이트와 리어라이트까지 이어진 사이드 크롬 케릭터 라인은 정말 반듯한 모습을 더욱 더 강조하고 있는듯 합니다. 트렁크 라인은 또 어떻습니까? 급격하게 경사져 있고, 그 끝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두툼한 스포일러가 쫑끗 장착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범퍼 아래의 에어댐과 사이드 스컷(굴곡진 형상) 등 이 당시에도 공기역학적인 설계에 따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었네요.
사브 900 클래식의 뒷모습은 축 처진듯한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저 리어램프의 구성이 야무져 보입니다. 그리고, 사브 엠블럼과 900 S의 레터링 등으로 사브 900 클래식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죠. 또, 뒷 유리 상단을 보면 살짝 위로 올라 라운드 처리 되어 있는데요. 이것은 사브 99 때부터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사브 900 클래식의 내부로 들어가 볼까요?
사브 900의 계기판과 대시보드는 보통 항공기 조종석의 형상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건 드라이버가 운전중 가장 짧은 시간에 각종 기능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전조등 다이얼, 상향등 버튼, 에어컨 조절 다이얼 등 각종 실내 조정 장치들이 직관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죠.
그 외 시트 형상이나 조정 기능 및 2열 좌석 및 도어 트림 등은 자세한 사진이 없어 생략합니다.
사브 900 클래식 동력계통
사브 900 클래식은 1978년 부터 마지막 모델이 생산된 1993년까지 매해마다 조금씩 조금씩 바꼈는데요. 겉으로는 리어 램프의 변화나 그릴의 형상, 내부적으로는 헤드레스트의 변화, 시트의 위치에 따른 내부공간의 변화 등이었습니다. 물론, 동력계통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엔진의 출력이 향상된 것 뿐 아니라, 터보엔진의 도입, 엔진을 구성하는 각 구성품의 강화 등 많은 발전 및 변화가 있었죠. 여기서 언급하는 사브 900클래식은 1993년 마지막 생산된 모델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때 생산된 사브 900 클래식은 B202 16벨브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160마력/5500rpm, 최대토크 26kg.m 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죠.
변속기는 보그워너제 T-37 3단 오토 미션과 4단, 5단 수동미션으로 판매되었습니다.
GM에 지분을 넘기고...
1993년 3월 26일 사브 900 클래식은 생산이 종료됩니다. GM에 지분을 넘긴 사브는 1994년 오펠 벡트라(Vectra) 플랫폼인 NG(New Generation)900을 선보이게 되죠. 이때부터 사람들은 사브의 고유 정체성이 죽어갔다고 얘기를 하게 됩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사브 디자이너인 비요른 엔벌도 1992년 사브를 떠나게 되고, 다큐멘터리 'Thunder' 에서 그 당시 사브의 몰락에 대해 언급했다고 하죠.
1994년에 생산된 NG900에서는 사브의 해치백을 유지하지만, 이후 2001년 9-3으로 모델 라인명을 변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2세대 사브 9-3을 출시하면서 해치백의 형태를 뒤로 하고, 스포츠 세단 형태로 생산하게 되었죠.
맺는말
지금까지 사브 900 클래식의 탄생과 죽음(?)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GM에 지분이 매각되기전 1993년까지 생산된 모델이 진짜 사브라고 말을 하지만, 그 이후에 생산된 사브 모델들도 사브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GM에 매각되어 차가 미국스러워지고 독일 스럽다고 하지만, 북유럽 특유의 감성은 그대로 전해내려온 것 같거든요.
글 처음에도 얘기한 것처럼 사브 900 클래식은 소장가치가 있는 녀석인데요. 현재, 사브 900 클래식 매물이 몇 군데 있긴 합니다. 많이 알고 있는 보배드림에 1992년식 사브 900S 오토 한대가 있고(아프로개러지의 치카이님 소장), 다음 클래식카 뱅크에 1990년식 사브 900 수동 한대가 올라와 있습니다.
두 녀석 다 현재까지 아주 잘 관리가 잘 된 녀석들이네요. 여유만 된다면 정말 가져오고 싶은 녀석들입니다. 그리고, 현재 직접 1993년식 사브 900S 를 운행중인 블로거 분도 계십니다.
뭐, 그냥... 침만 흘릴뿐 이네요. ㅎㅎ 이상 사브 900 클래식, 올드 사브 900S 에 대해 주절거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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