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는 오디오 전문회사 뿐 아니라 전자기기 업체들까지 수많은 오디오 기기를 출시하는 전축의 전성기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켈, 아남, 금성(현재 LG), 삼성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소니, 마란츠, 티악, 샤프, 파이오니아 등 일본업체의 전축도 많이 출시되었다.
전축이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레코드판의 홈을 따라 바늘이 돌면서 받는 진동을 전류로 바꾸고, 이것을 증폭하여 확성기로 확대하여 소리를 재생하는 장치로 모터, 픽업, 턴테이블로 구성된다" 라고 되어 있다. 또는 "레코드 플레이어, 앰프, 튜너, 카세트 데크, 스피커의 다섯 가지 기능이 하나의 캐비닛에 합쳐져 있는 오디오 시스템" 이라고도 한다.
오늘 소개하는 전축도 위와 같은 구성을 갖추고 있는 전축 전성기에 출시한 기기로 샤프에서 1992년에 나왔다.
전축 구성은 SA-700 인티엠프, RP-Z700 턴테이블, SCD-700A CD플레이어, ST-700 라디오 튜너, RT-W700 더블 카세트 데크, CP-700 3웨이 스피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을 드는데 있을 건 다 갖춘 오디오 시스템이다.
무려 30년 세월이 지난 기기이지만 이것 저것 손보니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했다.
각 구성 기기들이 투박하게 디자인된 형태이지만 세밀하게 각 기능들을 조정할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특히, RT-W700 더블 카세트 데크를 보면 데크 구성이 좀 특이한데, 일반적으로 더블 카세트 데크라 하면 데크1번이 왼쪽, 데크2번이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지만 이 모델은 반대로 되어 있다. 즉, 데크2번이 왼쪽에 배치되어 있고, 녹음은 데크2번에서만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다.
두 데크 모두 카세트 재생시 소리 전달이 스피커로 잘 되고, 음량도 충분히 확보되었다. 소리 질감도 이 정도면 만족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또, 음악이 흐르면서 가로 배치 구성인 레벨미터도 보기 좋다. 역시나 이 당시 기기들의 특징을 명확히 보여주는 점이라 할 수 있겠다.
SA-700 인티엠프는 요즘 출시되는 인티엠프 처럼 기본적인 기능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엠프다.
그런 말들이 있다. 90년대 엠프라도 점검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지금 사용하기에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물론, 엠프를 구성하는 각 구성품들(콘덴서, 트렌지스터 등)을 업그레이드하면 죽을때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 정도 사용하기 전에 이미 실증을 내 싼 가격에 처분할지도 모를일이다.
암튼, SA-700 인티엠프는 여러 소스 출력단자를 제공한다. 포노, 튜너, CD, 테이프, VTR, AUX 등 이다.
각 구성기기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VTR, AUX 등 2개의 출력단자를 별도로 제공한다.
그리고, 3개의 전원 코드를 지원해 자원 효율을 높였다.
특이한 것은 TAPE MONITOR 라는 버튼을 제공한다는 점으로 일반적인 카세트 데크에서 녹음시 3헤드에만 녹음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2헤드를 채용한 RT-W700 더블 카세트 데크에서도 녹음되는 소리를 엠프에서 지원하여 실시간으로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SCD-700A CD플레이어는 샤프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좀 둔탁하게 생겼는데, 아직까지 픽업이 쌩쌩한 듯 하다. 처음에는 트레이만 나왔다 들어갔다 했는데, 커버를 열고 이것 저것 손대주니 픽업이 작동되어 인식률이 느리긴 하지만 CD를 읽었다.
오래된 기기이지만 소리가 맑고 깨끗하게 출력되어 만족한다. 트레이 열리고 닫히는 부분이 느리게 작동하지만, 상당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ST-700 라디오 튜너는 주파수 숫자를 표기하는 LED가 나갔는지 흐릿하게 보이지만 주파수 찾기, 메모리 기능 등 정상 작동한다. 스테레오로 신호를 잡지 못하는 것이 흠이지만 모노로 소리를 잘 낸다.
이 기기에서 재일 만족하는 건 RP-Z700 턴테이블이 문제없이 작동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도 손보긴 했지만 오토 리턴이 되는 턴테이블인데, 레코드판을 다 돌리고 리턴이 안되고, 다시 턴이 안도는 문제점이 있었다.
아마도 레코드판이 다 돌고나서 오토 리턴 작동과 함께 턴을 안돌게 기능이 작동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에 문제가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아예 턴을 안돌게 하는 구성품을 제거 하였다. 결국, 이 기기는 오토 리턴이 안되는 셈. 오로지 수동으로 켜고 꺼야 한다.
아직 레코드판이 얼마 없어 모든 장르의 음악을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SA-700 엠프의 포노 기능이 좋은 것인지 야마하 RX-V630과 베링거 PP-400 포노엠프를 연결한 것보다 음량 확보가 더 좋았다.
시디를 주로 들어와서 그런지 아직 레코드판의 감성은 제대로 느낄 수 없었지만, 이 아날로그 스러운 움직임, 동작들이 맘에 들었다. 앞으로 레코드 판을 좀 더 모아 감성적인 영역을 넓여 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CP-700 3웨이 스피커.
90년대 스피커라고 하기에 무척 디자인이 이쁜 모습인데, 우퍼, 미드레인지, 트위터로 3웨이 구성이다.
기본 출력은 50W, 최대 출력은 100W까지 지원한다.
최대 출력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소리가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명쾌한 느낌이었다.
특히, 당시 발매된 옛 가수들 앨범들을 들을 때 특화되어 있다고 할까.
장소가 좁아 CP-700 스피커는 창고에 넣어두고 지금은 포칼 Sib-T를 연결해 놨다.
암튼, 90년대 초 출시된 전축이지만 지금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고, 나무랄데 없는 기기인 것 같다. 특히, 각 구성 소스 기기들을 별도로 나눠 놓아 별도로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한 것도 칭찬할 만 하다.
이 당시 출시된 중저가 오디오 기기들은 겉은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엠프, 튜너 등을 하나로 합쳐놓은 형태가 많았었다. RCA 연결 코드로 엠프와 소스 기기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용 코드를 이용해 연결해야 해서 다른기기와 호환성이 많이 떨어졌다.
그런 걸 보면 샤프에서 출시된 이 전축은 꽤나 신경을 써서 출시한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당시 샤프에서 출시된 더 상위급 전축들도 많은데, 그 모델들은 더 좋은 사운드가 나오도록 디자인 되었을테니 궁금하긴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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