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ⅱ

레노버 싱크패드 X61 리뷰, Lenovo ThinkPad X61 review, 사용기

라운그니 2018. 8. 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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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61 T8100 CPU 모델의 위치


레노버 싱크패드 X61(이하 X61)은 2007년 출시한 모델이다.


인텔 코어 2 듀오(Intel Core 2 Duo) CPU가 장착 되었는데, T7100, T7250, T7300, T7500 까지는 메롬(Merom)을 T8100, T8300, T9300 CPU 모델 등은 코드네임 펜린(Penryn)이 사용되었다. 펜린 프로세서는 메롬 후속 버전으로 보다 적은 전력을 사용하고, 발열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X61 사용자들 의견을 종합해 보면 T7XXX CPU가 장착된 모델은 T8100을 기준으로 발열이 좀 더 있고 비슷한 사용환경에서 체감 성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또, T9XXX CPU가 장착된 모델은 성능은 괜찮지만 발열이 많아서 전체적인 체감 성능은 안좋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X61의 경우 가장 적합한 CPU는 인텔 코어 2 듀오 T8100이 장착된 모델이 가장 좋고, 성능이나 발열 등 모든면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X61이 출시된지 무려 11년이나 지난 클래식 모델이다 보니 빠르고 느린 차이는 별 의미없다.


이 모델을 찾고 사용하는 이들은 성능을 떠나서 X61의 알쏭달쏭한 매력에 흠뻑 빠져있기 때문아닐까. 다행스럽게도 내가 갖고 있는 X61은 T8100 CPU가 장착되어 있다.






X61과의 만남


X61을 가져오게 된 계기가 수민형의 X220을 구입하면서 알게된 네이버 TP홀릭 카페 Sean님을 통해서 였다. 신촌에서 만나 상태가 정말 좋은 X220을 받고 싱크패드 관련 얘기를 들으면서 X61 얘기까지 나왔는데 Sean님이 가지고 있는 여러 X61중 하나를 저렴하게 주신다는 것. 






그날 아버지 랩탑으로 T420까지 알아봐달라 부탁하면서 헤어졌는데, 최근 다시 만나뵙고 X61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다른 건 다 괜찮지만 외장이 좀 그렇다고 했는데 내가 볼때 지난 세월의 흔적이 잘 느껴져서 오히려 좋아보였다.







X61의 매력 하나, 그린색 인디케이터가 갖는 의미



X61은 12.1" TFT 디스플레이 크기와 1024x768 해상도의 4:3 비율의 랩탑이다. 그러니까 요즘 우리 눈에 익숙해진 랩탑 비율이 아니단 말씀.


처음 보면 뭔가 불편할 것 같고 투박해 보이며(사실 싱크패드 모델들이 다 투박해 보인다) 요즘 인터넷 환경에 맞게 정보를 알맞게 보여줄지 걱정이 되었는데 실제 사용해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 녀석의 덮게를 열고 키보드 자판을 보기라도 하면 겉에서 보던 투박함과는 달리 풀사이즈 7열 키보드와 오밀조밀하게 잘 조합되어 있는 키배열, 아기자기한 버튼, 의미가 확실히 전달하는 폰트 및 아이콘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러면서 와~ 이쁘다, 귀엽다 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되는 자신을 볼 수 있다.


더 놀라운 건 전원을 켜면 그린색을 띄는 인디케이터들 하나둘 살펴볼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X61 작동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를 읽을때 반짝거리고 전원선이 연결되어 있거나 배터리 사용시 ON/OFF 되는 상태랄지 Wi-Fi나 블루투스의 작동 상태, CapsLock키, NumberLock키 등의 ON/OFF 여부를 물리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물리적인 인디케이터가 갖춘 강점은 사람과 기계와의 상호반응 즉, 커넥티비티를 설계시부터 중요시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IBM이 처음 PC를 만들때 이념으로 삼은 휴머니즘(?)에 가깝다. 


다르게 보면 이 자그마한 기능을 넣어줌으로써 사용자들은 랩탑이 살이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되고 제품을 떠나 X61과 더 친해지고 애정을 갖게되는 효과까지 준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X61을 사용하다보면 이 인디케이터를 가만히 들여다 볼때가 있다. 


출시 상태의 X61 하드디스크는 2.5" HDD가 장착되어 있다. 그래서 하드디스크를 빈번히 읽는데 그때마다 인디케이터가 반짝거린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 X61에 SSD를 장착하니 읽고 쓰는 빈도는 전과 비슷할텐데, 반응이 줄은 것인지 반짝거림이 줄어들었다. 뭐랄까? 제대로 동작은 하는 것일까? 그런 염려로 이 인디케이터들을 지켜보는 것은 아닐까.


요즘 랩탑에서는 거의 사라진 이 인디케이터가 지금 레노버에서 출시되는 싱크패드도 차츰 줄어들고 있다. 이젠 소통이 필요없다는 뜻일까?


어찌보면 미니멀리즘이 이런 디테일함이 필요한 분야에도 손을 뻗은 것인지 아니면 옛 기술을 지금 사람들이 흉내 못내는 것인지 소프트웨어로 그 부분들을 대체하고 있긴 하지만 아쉬울 따름이다. 






X61의 매력 둘, 4:3 비율의 디스플레이



위에서 잠깐 애기했지만 X61은 4:3 비율에 1024x768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과연 이 해상도에서 제대로 인터넷 서핑이나 할 수 있을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실사용기 정도로 봐주면 될 것 같다.


그 전에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X61의 스팩을 먼저 확인해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운영체제는 윈도우즈7이 설치되어 있고, CPU는 인텔 코어 2 듀오 T8100, 램은 PC2-5300 2G+2G=4G, 하드디스크는 SSD 120GB가 장착되어 있다. 자세한 것은 아래 장치관리자 이미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먼저 웹브라우징시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이나 크롬에서 100% 화면 보기에서는 가로 부분이 좀 잘려 보인다.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탈 검색 사이트 등은 문제가 안되고, 1024x768 해상도에 최적화되지 않은 기타 사이트 등이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그런 사이트 등도 웹브라우져의 화면 보기 배율을 80~90% 사이로 조정하면 젼혀 문제가 안된다.





실제로 웹 서핑시 해상도가 작아 좀 더 많은 정보량을 한 화면에서 못볼뿐이지 정보에 접근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화면이 꽉 차 더 집중해서 보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할까. 또, 세로로 보이는 정보들은 요즘 화면 비율의 랩탑에서 보여주는 정보량과 별다를 게 없없다. 




어찌됐건 모든 것이 적응하기 나름인데, X61의 4:3 비율은 적응하고 말 것도 없었다. 요즘 나오는 커다란 모니터들과 비교할게 못되지만, 12.1" 크기인데도 사용하다보니 딱 적당하다고 느꼈으니까 말이다.


이런 정보량을 X61에서도 충분히 보고 읽을 수 있단 말이다.







X61의 매력 셋, 7열 배치 풀사이즈 키보드 그리고, 키감



아마 이 세번째 매력때문에 사용자들이 X61을 포함, 싱크패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이 그렇다. 내가 X61을 사용한지 이제 2주 정도 됐을까. 


그 짧은 기간동안 사용을 했는데도 X61의 이 쫀득쫀득하고 톡톡튀는 반발력 등 타건감이 정말 경쾌해서 뭔가를 타이핑하고 있지 않아도 계속 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니까 상상력만 받쳐준다면 계속 키보드에 손을 얹어 톡톡 치고 싶다고 할까? 그정도로 강렬한 느낌을 주는 키감을 갖고 있다. 


싱크패드 사용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요즘 나오는 싱크패드 보다 클래식 계열들의 키보드가 정말 잘 만들어 졌다 한다. 클래식 계열도 모델, 형식에 따라 조금씩 키감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요즘 것 보다는 훨씬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가 데스크탑 IBM 키보드의 형태를 갖춘 풀사이즈 키보드, 오목한 형태의 키 모양을 인체공학적으로 넓게 배치, 다른 랩탑과는 달리 키 피치를 높이고 더 정교한 부품 등을 아낌없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7열 키보드 형태를 유지하여 가장 효율적, 효과적으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키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나도 짧지만 직접 사용을 해보니 익숙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글을 쓰고, 수정하고, 지울때 적당하게 키가 배치되어 있어 좀 더 빠르게 작업이 가능했다.


현재, X61외에 여러대의 클래식 싱크패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극강의 키감으로 회자되는 X301도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X61의 키감이 더 좋게 느껴진다.

  

아마도 X61이 작고, 귀여우며 다루기 부담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한다. X301은 가져와서 단 몇일 정도만 사용해서 잘 모르겠지만, 좀 더 경험해 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X61의 매력 넷, 실 사용에 전혀 부족함 없는 체감성능



처음 이 녀석을 받아서 부팅을 했을때 이런 구닥다리가 재대로 켜지기나 할까 걱정을 했었다. 참 작고 귀여워 이쁘긴 했지만 실 사용이 가능할까 그런 생각이 더 컸다.


하지만, 부팅이 되고 와이파이를 잡고, 인터넷 브라우져를 열자 싱크패드 T480s에 버금갈 정도로 체감성능은 비슷했다. 내가 랩탑을 사용하는 패턴이 가혹하지 않거나 무뎌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첫 느낌은 그랬다는 것이다. 몇일 후 4GB로 메모리를 확장하고, 하드디스크는 SSD로 교체를 해줬다.


그 후 크롬 탭을 7개 이상 열고 웹서핑, 유튜브를 이용하거나 팟플레이어에서 동영상을 봐도 지체없이 작동을 했다. 일단 X61의 여러 벤치마크 결과를 보도록 하자.


먼저 PassMark Rating 점수는 1271점으로 나왔다.



테스트 도중 3D Mark는 오류가 나서 강제 중지가 되었는데, 아무래도 내장그래픽인 Intel 965는 있으나 마나한 칩셋인 거 같다. 


두번째로 Crystal Disk Mark를 돌려봤다.



X61은 현재 화이트리스트 제거 바이오스가 적용되어 SATA2가 활성화되어 있다. 위 측정치를 볼때 그래도 USB3.0 속도 보다는 낫다는 것.


세번째로 HWMonitor를 열어보면 X61의 각 부품에 대한 온도 값들을 살펴볼 수 있다. CPU온도가 약 39~41°C 사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건 인텔에서 IDLE 상태로 제시한 값과 같은 측정치이다.(Idle temperature is typically around 30-50°C)



위 테스트에서 PassMark Rating 점수가 5000점 넘으면 1~2년내 나온 랩탑인데, 요즘 랩탑은 내장 그래픽 칩셋이라도 대부분 3D 성능이 좋다.


반면 X61 경우 3D 벤치마크 테스트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칩셋이 좋지 않다는 얘기인데 사실 클래식 랩탑으로 3D 게임을 돌릴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웨스트우드 스튜디오가 개발한 액션 RPG 게임인 녹스를 실행해 봤는데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아마도 당시 같이 출시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2까지 플레이 가능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런데, 1999년에 나온 id Software에서 개발한 Quake3는 실행은 되지만 비디오 문제로 회색 화면만 보이고 화면 랜더링이 되지 않았다. 이것 저것 조정해 봤지만 OS 문제는 아니었고, 그래픽 칩셋 문제로 보이는 것 같다. 






그 외에 사진편집시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돌려봤는데, 약 50메가 넘는 레이어를 가진 이미지에서 폰트나 이미지 조정, 레이어 합성 등 전혀 부족함 없이 사용 가능했다. 


물론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작업시 디테일하게 화면을 조정하거나 이미지를 자를때 불편하긴 했지만, 하나씩 작업시에는 문제 없었다. 단 하나 부족한 점이라면 좀 어두운 화면이랄까. 뚜렷하고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 작업시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X61은 작고, 이쁘며 강력한 랩탑



이상 살펴본 것처럼 X61로 글쓰고, 이미지 편집하고, 인터넷-유튜브 서핑하고, 동영상 보는 사용 패턴상 내게는 부족함 없이 사용 가능하다. 여기서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최신 게임을 하면 어려울 수 있지만, 위와 같은 사용 환경이라면 충분할 정도였다.






이상 네가지로 나눠 X61의 매력을 살펴봤는데, 싱크패드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트랙포인트나 싱크라이트 얘기는 뺏다. 이것은 다음에 더 자세히 얘기하도록 하겠다. 






단점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 덩어리인 싱크패드 X61.

왜 이제서야 클래식 싱크패드를 알게 되었는지 그게 아쉬울 뿐이다. 


최신 기술의 욕심을 버리면 충분히 일상에서 맘껏 사용해도 될 정도로 작고 이쁘며 강력한 랩탑이다.

※ 강력한 랩탑의 의미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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