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에 이어 오늘은 ICD-SX2000 을 이용해서 채집한 소리를 살펴보겠다.
내용이 많아 청음 부분은 다음 사용기에서 다뤄보기로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전 사용기 마지막 부분에서 단점으로 지적했던 부분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녹음하기 전 현재 소리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없다는 부분인데 다음과 같이 하면 가능하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또 한번 누르면 일시정지 상태가 되는데,
이때 실시간으로 현재 소리를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전원을 켰을때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늘 Ready 상태로 유지하는건 펌웨어로 가능하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 이유는 전원을 켜면 기본 화면은 무조건 녹음 메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하드웨어적으로 언제든 Ready 상태라는 것.
ICD-SX2000이 오디오 레코더로 특화되어 있는 만큼 이 부분은 개선시켜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한가지.
HOME(BACK) 버튼에 대한 건데 약 한달 정도 사용해보니 더 명확해졌다.
HOME(BACK) 버튼을 누르면 이전 메뉴 그러니까 하위 메뉴에서 바로 상위 메뉴로 이동한다.
예를 들면, 음악을 듣다 HOME(BACK) 버튼을 누르면 해당 음악 목록을 보여준다.
한번 더 HOME(BACK) 버튼을 누르면 앨범 목록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불편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음악 재생중 HOME(BACK) 버튼을 누르면 '삐' 소리와 함께 음악이 잠시 끊긴다는 것.
물론, 버튼 액션음은 설정에서 안들리게 할 수 있으나 음악이 잠깐 끊기는 건 그대로다.
이것은 OPTION 버튼을 눌렀을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ICD-SX2000의 단점들을 얘기해 봤는데 그렇다고 이 모델이 아주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이전 사용기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ICD-SX2000는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쉽게 녹음할 수 있다는 것과
비교적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채집해 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ICD-SX2000 녹음 파일
자, 그럼 ICD-SX2000으로 채집했던 소리를 들어보도록 하자.
녹음된 104개 파일중 13개 파일을 간추려 파이널 컷 프로 X 에서 편집해봤다.
원본 오디오 포맷은 LPCM 96kHz/24bit.(파일크기 : 1.6M/1초)
파이널 컷 프로 X에서 사진 한장을 비디오 채널에 두고
비디오는 Apple ProRes 422로,
오디오는 LPCM 96kHz/24bit 로 추출했다.
총 플레이 시간은 약 2분 55초. 추출된 파일 크기는 약 1.8G.
그렇게 해서 유튜브로 업로드, 인코딩한 파일이다.
참고사항 : 꼭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착용하고 들으시길 바랍니다.
위 유튜브에서 들어본 것처럼 13개 상황이 녹음되어 있다.
차례대로 녹음된 소리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01 - 키보드 타이핑 : 키 감이나 누르는 속도까지 머리속에 그릴 정도로 음을 잘 담아낸 거 같다.
02 - 전동드라이버 : 전동 드라이버가 회전하며 볼트를 푸는 부분의 세세한 소리가 담겨져 있다.
03 - 가스 토치 : 가스 토치가 작동하는 소리로 불꽃이 일고 쇠에 닿는 부분이 꽤 사실적인 느낌이다.
04 - 혼다 비트 50cc 스쿠터 배기음 :
모터바이크 배기음을 녹음. 이상하게 배기음은 사실적인 소리보다 겉에서 맴도는 소리만 잡아내는 것 같다.
배기음보다 엔진음이 더 강조된 듯한 느낌이다.
05 - 지하철 승강장 : 사방이 뻥뚤린 공간에서 스피커에서 나오는 안내방송과 주위 사람들의 흔적을 잘 잡아낸 것 같다.
06 - 엘리베이터 :
Zoom H6 를 가지고 있을때에도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위로 올라가는 소리 등을 담았었다.
ICD-SX2000도 디테일한 소리로 음침함이 잘 표현된 것 같다.
07 - 카메라 셔터 : 니콘 D7100 초점 잡는 소리와 셔터 소리. 아주 경쾌하고 정확하게 잡아냈다.
08 - 혼다 cb400ss 배기음
만족스럽지 않다. 혼다 비트 배기음도 그랬지만, ICD-SX2000가 잡아내는 모터바이크 소리는 너무 밋밋한 느낌이다.
사실 밋밋하지는 않다. 뭐랄까? 내가 녹음했으면 하는 WM머플러의 웅장함을 못잡는다.
방향성은 탁월하지만 그 깊이감이 부족한 것 같다.
녹음하는 방법이 잘 못되서 그런지 내가 원하는 소리를 못잡는다.
09 - 승우 목소리 :
사람 목소리는 정말 깨끗하고 날카롭게 잡아내는 듯 하다.
목소리를 들으면 그 상황에서 사람의 감정까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10 - 흙먼지 레이스 모터바이크 배기음 :
7~8대의 모터바이크가 동시에 출발선에 섰다. 경기 시작 직전의 상황이다.
스로틀 개도에 따른 배기 곡선이 그려진다. 곧이어 출발.
의외로 이 부분은 녹음이 잘 된 듯 하다.
11 - 새,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
어제처럼 아주 맑은 날. 여유롭다. 나무 주위로 새들이 앉아 쉬며 지저귄다.
그리고,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들. 그 한적한 도로의 상황을 담아봤다.
12 - 비 :
가장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소리가 아닐까.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실제 도로에 맺히는 빗소리를 녹음기에 담는 것은 무척 어렵다.
주위에 정말 아무것도 없어야 아주 세세한 소리를 담을 수 있을 듯 하다.
13 - 놀이터 - 우리 아이들과 놀기 :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ICD-SX2000는 사람 목소리를 탁월하게 잡아낸다.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향성도 있고, 깊이감이 크게 느껴진다.
아이들 목소리로 그 순간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ICD-SX2000 에서 녹음한 13가지 녹음 파일에 대해 얘기해 봤다.
대체로 ICD-SX2000는 사람 목소리는 원음을 정확하게 담는 것 같다.
한 예로 부모님 집에서 기르는 개가 있는데, 녀석을 부르는 소리를 어머니가 녹음하고
그걸 틀어줬더니 녀석은 그 소리에 100% 반응 했다.
사실 사람 목소리는 일반적인 스마트폰으로도 잘 녹음된다.
단지 전문 녹음기와 스마트폰의 차이점은 입술의 부딪힘, 목소리 톤의 차이 등
자잘한 디테일을 못 담을 뿐이지 소리 자체는 비슷하게 들린다.
ICD-SX2000와 같은 전문 오디오 레코더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 순간의 소리를 사실적으로 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뭐,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용도는 다양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ICD-SX2000로 청음한 소감을 얘기해 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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