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BMW e36 320i

올드 BMW e36 320i 추석맞이 시골 벌초, 고속주행 소감, 투슬리스 이야기 020

라운그니 2014. 9. 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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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시골에 다녀왔다. 블로그에서 약 5년간 주요 테마로 얘기하는 벌초 얘기.
이번에도 추석을 맞이해 우리 부자는 시골로 향했다.

김제에 사는 동생은 약 150km 정도 거리로 그나마 가까웠지만
수원에서 출발하는 아버지와 난 약 300km 거리를 달려야 했다.



1.

새벽 5시 30분에 수원서 출발. 약간 늦게 출발해서 그런지 고속도로로 들어선 차가 많았다.
급기야 오산-천안 구간에서 정체 시작. 정체구간 시작지점을 지나서야 사고로 정체가 났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참을 달려 예전에 두번이나 들렸던 청양주차장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http://raungni.tistory.com/739
http://raungni.tistory.com/760

이어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지나고 서해안고속도로에서 함평IC로 빠져나갔다.



2.

할아버지, 할머니 메인 봉분은 일주일전 집안에서 이미 벌초해 주시고
우리는 아버지의 할아버지 즉, 증조할아버지 묘소로 향했다.

증조할아버지 묘소가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데, 찾아가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한해라도 찾지 않으면 수풀이 수북히 자라나 전에 만들어놓은 길이 없어져 버린다.
그래서 길을 새로 만들어 올라가야 한다.
또, 워낙 비슷한 곳이 많아 잘못하면 길을 헤메기 십상이다. 




약 30여분을 돌아다녀 증조할아버지 묘소를 찾았다.
벌초 시작. 요란한 제초기 소리가 들리고 수풀에 파묻힌 잔디가 보이기 시작한다.




약 한시간 후 깔끔해진 증조할아버지 묘소.
일주일만 지나도 잔디 사이로 풀들이 크게 또 자라날 것이다. 




증조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사람이 다녀갔다는 흔적을 저 소나무 가지가 대신한다.
몇개월 후 시제(時祭)를 모시기 위해 또 다녀갈 것이다. 




증조할아버지 봉분을 파노라마로 담아봤다. 




벌초한지 일주일밖에 안지난 할아버지, 할머니 봉분은 저렇게 풀들이 자라있었다.
또 자라날 잡초이지만 그래도 말끔히 정리하고픈 자손들의 맘을 알기라도 하실까?



3.

해가 거듭날수록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계신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시골엔 젊은이들은 없고, 온통 노인들만 살고 있다.
이 현상은 여느 시골이나 마찬가지. 




그래서 이런 빈집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사람의 흔적이 없는 집들은 이처럼 흉가로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 이 현상은 더욱 더 가속도가 붙게될 것이다.

심지어 어르신 대부분이 요양원에 머무시고 평생같이 살던 부부도 서로를 못알아 본다.
이것이 현재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또, 내 모습일지도...



4.

시골에서 집으로 올라오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쭉 타고 올라오기로 했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특징이라면,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인데
여기서 투슬리스 BMW e36 주행성능을 느껴보기로 했다.

이런 오르막 도로에서는 고배기량 차량이 아니고서는 빌빌거리기 마련이다.
또한 탄력주행 없이 120km/h 이상 속도를 높이는 것도 쉽지가 않다.

투슬리스 BMW e36의 경우 배기량은 2,000cc 이지만, 기통수는 6기통.
4기통 자동차에 비해 그만큼 가속이 부드럽고, 진동이 적으며 힘이 좋게 느껴진다.
실제로 오르막에서 다른 차들이 빌빌거릴때, 녀석은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
그에 따라 담백한 배기음이 들리기도 했다.

160km/h 속도일때, rpm은 약 3,500~4,500 사이였던 거 같다.
그렇게 고 rpm 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한 가속이 돋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났던 건 안정감.
가속하면서 여러 차선을 횡단했지만 롤링 없이 잔잔한 몸짓을 보여줬다.
그래서 e36 오너들이 이 녀석을 버리지 못하나 보다.

주행 안전성, 깨끗한 코너링, 충분한 가속감, 올드카에 준하는 감성 등
그 모든 것을 갖춘차가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복원하고, 정비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이번 고속주행을 통해서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감을 줬던 거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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