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빅보이250

스즈키 글래스트래커 빅보이250 1,000km 시승기, 리뷰, 클래식바이크, Suzuki Grasstracker Bigboy250, TU250GB

라운그니 2017. 8. 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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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즈키 글래스트래커 빅보이250(이하 빅보이)을 탄지 천킬로를 넘겼다.

길들이기도 끝나지 않는 빅보이를 가져와 현재까지 누적 마일리지는 약 1,500km.

지금까지 1,000km를 타면서 느낀 빅보이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한다.

 

 

 

참고로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는 글래스트래커는 두가지 모델이 있다. 

글래스트래커(TU250G Grasstracker)와 글래스트래커 빅보이(TU250GB Grasstracker Bigboy)가 그것이다. 

스쿠터코업에서 수입한 글래스트래커는 고급 사양인 빅보이 모델.

 

이 두 모델의 차이점은 바이크 크기, 휠 베이스, 앞타이어 사이즈 등이 다르다.

보다 자세한 것은 아래 사양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럼, 먼저 빅보이의 히스토리를 살펴보자.

 

 

 

 

글래스트래커 빅보이(TU250GB) 히스토리

 

빅보이의 코드네임은 TU250GB, 여기서 GB는 Grasstracker Bigboy의 약자다.

빅보이는 코드네임에서 보다시피 TU 시리즈에서 파생된 모델로 현재 2세대까지 개발되었다.

 

1세대 TU 시리즈는 1994년 일본내수용으로 처음 소개가 되었고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나눠진다. 

 

우리가 잘 아는 스즈키 반반 VanVan, 볼티 Volty는 아시아, 유럽 시장에 선보였고

Grasstracker(TU250G), Grasstracker Bigboy(TU250GB)은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되었다. 

참고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볼티는 유럽에서 TU250X Volty 로 판매되었다.

 

2003년 도쿄 모터쇼에서 스즈키는 2세대 TU 시리즈를  발표하는데,

TU 시리즈 상위 트림 모델인 ST250, ST250E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ST250, ST250E는 전통적이고 심플한 스트릿 바이크로 친숙하고 옛 향수가 넘치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성능이 개선되었으며 일상에서 늘 타고 즐길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 될 것이다.'

 

2003년 겨울, 스즈키는 2004년형 ST250, ST250E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 모델은 TU 시리즈중 고급형에 속했는데, 투톤 연료탱크, 폴리쉬드 엔진, 

크롬도금 배기파이프, CDI 점화장치, 킥스타터를 포함한 셀스타터 등의 옵션이 추가되었다. 

 

스즈키는 이 모델을 TU250X 라는 모델명으로 2009년부터 북미 사장에 판매하기 시작한다.

2014년 말 Motorcycle.com 은 TU250X를 포함해 베스트5 모터사이클 비교기를 게재했는데 그 중 TU250X를 이렇게 평한다. 

 

'옛 스타일을 재현한 스즈키 TU250X는 레트로 클래식 스타일 바이크지만 다른 비교 바이크보다 압도적으로 성능이 뛰어났다.

더 놀라운 건 TU250X은 모터사이클의 기본기 - 가고 멈추고 코너를 돌고 가속하는데 - 에 충실했다. 

또한, 모터사이클을 처음 배우는 사람 특히, 키가 작은 사람들이 접근하기에 가장 좋은 바이크다' 

 

참고로 그당시 Motorcycle.com에서 비교한 다른 바이크들은 야마하 Yamaha SR400, 스즈키 Suzuki GW250 이나주마, 

로얄엔필드 Royal Enfield Continental GT, 혼다 Honda CB300F 등 이었다.

 

결국 TU250 시리즈는 고급형 모델인 ST250, ST250E을 기본으로 기존 TU모델의 특징을 살려 장르를 세분화했다. 

 

TU250 시리즈는 TU250 Volty, TU250G Grasstracker, TU250GB Bigboy, ST250, GZ250 으로 나뉘는데,

현재 일본에서 제작되어 판매되는 모델은 TU250G Grasstracker, TU250GB Grasstracker Bigboy, ST250E, VanVan200 등이 있다. 

 

참고로, 북미시장에서는 TU250X, VanVan125/200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빅보이와 ST250E 차이점

 

글래스트래커 빅보이

 

ST250E

 

글래스트래커

 

 

위 히스토리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빅보이는 ST250E을 베이스로 만들어지지만 ST250E와 다른 점이 많다. 

그 특징으로 현재 판매하는 빅보이는 1세대 TU250GB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

 

ST250E과 빅보이는 같은 엔진과 샤시, 부속을 공유하지만 디자인, 형태가 모두 다르다. 

 

직진 주행 안정성과 관련된 앞 포크 형태(레이크, 트레일)뿐 아니라 

연료탱크, 시트, 핸들, 휀더, 타이어 등 전체적인 크기도 각각 다르다. 

 

자세한 것은 아래 두 모델의 사양표를 참고해 보자.

참고로, 글래스트래커(Grasstracker-TU250G)도 추가로 넣었다.

 

 

 

 

 

글래스트래커, 글래스트래커 빅보이가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이유?

 

 

 

 

 

 

겉 모습을 보면 ST250E가 전체적으로 꽉 차있고 짱짱한 느낌이라면  빅보이는 텅 비어있고 헐렁한 느낌이다.

클래식 바이크에 좀 더 가까운 것은 ST250E일 것이다. 

어찌보면 스즈키가 2세대 TU 고급형 모델인 ST250E을 발표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잘 따랐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보기와 다르게 ST250E 보다 빅보이가 실제 더 단단하고 짱짱하다. 

 

그 이유는 바로 온로드 보다 비포장 도로를 더 다이나믹하게 주파할 수 있도록 

바이크 크기뿐 아니라 지상고, 타이어 형태와 크기 등을 다르게 패키지화 한 태생적 특징 때문이다.

 

 

TS250

 

1세대 TU 시리즈를 그대로 이은 글래스트래커는 스즈키가 70년대 만들었던 TS 시리즈를 계승한 결과라고 할까.

그러니까 그 옛날 스즈키가 모터크로스 GP를 재패하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과거의 유산과 가깝다.

 

현재, 1세대 형태의 글래스트래커(TU250G), 글래스트래커 빅보이(TU250GB)가 

왜 일본에서만 판매되는지 그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자, 그럼 본격적으로 빅보이에 대해 살펴보자.

 

 

 

 

 

글래스트래커 빅보이250 1,000km 시승 소감

 

 

현재 난 허스크바나 701 슈퍼모토와 빅보이를 번갈아 타고 있다. 

두 녀석의 공통점은 단기통 엔진 그거 딱 하나다. 그거 외에 장르, 출력, 디자인 등 모든게 다르다.

 

701 슈퍼모토를 2,000km 가까이 타고 있는데 이 녀석은 나무랄 데 없는 바이크다. 

출력이면 출력, 재미면 재미, 디자인이면 디자인 어느 것 하나 아쉬울게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701 슈퍼모토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편안함. 

 

주행 안정감이나 밸런스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주행 안정감이나 밸런스는 701 슈퍼모토가 빅보이 보다 몇배는 뛰어나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편안함 이란 '일상에서 언제든 부담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바이크냐'는 것.

그 기준에서 보자면 701 슈퍼모토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녀석이다. 

 

 

 

전에 타던 클래식 바이크인 cb400ss와 본네빌 T100이 다시 생각나고 

비포장 도로도 어느 정도 다닐 수 있는 녀석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빅보이 였던 것.

 

게다가 빅보이는 작고 가벼워 부담없이 막 감고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빅보이와 인연을 맺게 된다. 

 

 

 

여느 클래식바이크 장르가 다 그러지만 특히, 빅보이는 군더더기 없이 딱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옆 모습을 보면 아웃라인이 정말 깔끔하게 잘 빠져 있다. 

 

 

 

계기판도 작은 크기의 속도계 하나로 아주 단순하다. 

방향 지시등, 중립등, 연료 경고등은 따로 빼놓았다. 

 

 

 

빅보이를 처음 타봤을때 어색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특히, 포지션이 이전에 타던 클래식바이크들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스탭 위치도 높아 무릎이 많이 굽혀지는 포지션을 연출한다.

게다가 계기판과 헤드라이트가 작아 앞이 텅빈것처럼 보었고 불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몇번 더 타보고 시트 앉는 위치를 변경해 보니 전투기의 콧핏 처럼 쏙 들어가는 안정된 느낌도 들고,

핸들 위치가 높고 넓어 아메리칸 초퍼 느낌도 살짝 났다. 

 

이처럼 빅보이는 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지금은 이 포지션이 무척 편안하다. 

그래서 그런지 녀석을 타면 서두르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라이딩을 즐기는 편이다.

701 슈퍼모토를 탈때와 전혀 딴 판이다.  

 

 

물론, 701 슈퍼모토도 언제든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녀석의 빠다감을 한번 경험하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녀석이 어서 달려나가라고 날 부추긴다고 할까. 

평소와는 다르게 속도를 높여 오버하게 되고 파워풀한 주행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덧붙이자면 이런 주행 스타일이 슈퍼모토를 보다 재밌게 타는 방법인데

지난 5월, 701 슈퍼모토로 서킷을 경험하고 나서 도로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

그래서 처음 탈때 보다 자신감이 더 커진 것 같다.

 

사실 모타사이클은 바로 이 자신감으로 타는 것. 

 

 

 

암튼, 그렇다고 빅보이가 편안하기만 하냐 그건 또 아니다.

천킬로를 넘기고 최대토크가 나오는 지점(2.1kgfm/5,500)까지 돌려주자

순간 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때 녀석을 만만히 보면 안될 것 같았다. 

 

그 이유는 701 슈퍼모토의 경우 빅보이보다 세배이상 더 큰 토크를 갖고 있지만

단 한번도 핸들을 놓칠뻔한 일이 없었다. 

 

 

하지만, 빅보이의 경우 여러번 핸들을 놓칠뻔해 놀라고 당황한 적이 있다.

오랜 시간 주행한 지금은 그 느낌을 알고 있어 좀 더 주위를 기울이고 있다.

 

참고로 배기량이 낮아 괜찮겠지 하고 과감히 스로틀을 열었다간 우스운 상황을 겪을 수도 있겠다.

 

 

빅보이는 공냉 단기통 엔진이 올려져 있어 공냉 특성을 조금은 느낄 수 있지만

쿼터급 엔진이라 빅싱글이나 고배기량 공냉처럼 다채로운 현상까지는 느낄 수 없다.

 

 

빅보이가 참 매력적인 것이 독특한 느낌의 엔진음을 가졌다는 것.

단기통 특유의 동동거림은 비슷한데 스로틀을 열면 두르륵하며 기분 좋은 소리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것을 스즈키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シングルらしいパルス感の強い独特のフィーリングを生み出す

참고로 아래 영상에서 그 소리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느낌은 저단에서 고단까지 골고루 있고 3, 4단에서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사실 이 느낌은 누적 마일리지 1,300km를 넘겨서야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 빅보이는 슈퍼커브 처럼 한없이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보여줬다.

부드럽게 가속되고 부드럽게 달리는 그저 그런 바이크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긴 시간 마일리지가 증가하니 감추었던 모습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탈 것은 1,000km 이상 오랫동안 달려봐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모터사이클은 인간의 감각을 모두 사용하는 기계라 더 그렇다.

 

 

현재 빅보이는 순정 상태에서 POSH 리어 휀더와 KIJIMA 리어 케리어, 탑박스만 장착한 상태다. 

 

 

빅보이는 앞 100/90-19, 뒤 120/80-17 사이즈의 블럭 패턴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

온로드뿐 아니라 세미 오프로드도 자유롭게 주행이 가능하다. 

 

 

 

 

시간 날때 마다 집근처 임도를 빅보이로 다녀오는데 울퉁불퉁하고 거친 노면을 지날때 느끼는 것이지만 

미세한 스로틀 웍에 따라 엔진 반응이 상당히 유연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가볍게 탈출이 가능하다.  

 

 

빅보이의 평균 연비를 계산해 보면 리터당 32km. 

만원 주유로 200km 이상을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마무리

 

지금까지 빅보이에 대한 썰을 풀어보았다. 

 

코드 네임과 그 역사부터 2세대 TU 상위트림인 ST250E, 

또, 스즈키가 글래스트래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까지 살펴봤다.

 

빅보이는 현재 일본 생산이 유일하다. 

그리고 앞으로 1세대 TU 시리즈가 그런 것처럼 일본내에서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 개정된 국내 환경인증제도는 포괄적으로 더 엄격해져서 

빅보이와 같은 공냉 엔진은 국내 인증 합격이 어려워 앞으로 국내 수입이 불가능 하다.

뭐, 가져올 수 있다 하더라도 공도에서는 어림없고 임도에서만 가능하겠지... 

 

 

 

 

암튼, 위에서도 살펴봤지만 빅보이는 21세기에 만들어진 바이크지만 1970년대 스즈키가 만든 TS250을 떠오르게 한다.

그 옛날 흙길이나 해변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부담없이 달리던 그 모습이 빅보이250으로 재현되지 않을까 상상할 정도로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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