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일주일만에 타는 녀석.
오늘은 날씨가 좀 낫다고해서 울프 클래식으로 출근을 하기로 했다.
그래도 영하 8도. 체감 날씨는 더 낮았을 것 같다.
6일만에 시동을 걸어주는 거라 불안하긴 했는데
녀석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셀 한방에 잠에서 깬다.
푸드득 거리며 시동이 꺼질랑 말랑, 스로틀을 약간 감아 시동을 유지해주는 작업을 한다.
그러다가 픽. 스로틀을 감아 RPM 유지를 못해주자 시동이 꺼진다.
'에이!' 다시 셀 시동. 단번에 반응하는 녀석. 그리고, 스로틀 유지.
푸드드득... 둥둥둥... 초크를 조심스럽게 닫고(울프 클래식은 내리면 닫힌다) 스로틀을 살짝 나준다.
1,200 ~ 1,300rpm 유지. 이 상태에서 보호대와 헬멧, 장갑을 착용한다.
약 5분 이상 예열을 해주자 rpm이 1,500 ~ 1,600 정도로 올라온다.
천천히 스로틀을 감아보고 녀석의 반응을 살펴본다.
'이제 출발해도 되겠다, 자, 가볼까' 시트에 올라타 기어를 내리고 스로틀을 감는다.
늘 그렇듯 녀석은 단기통의 경쾌하고 묵직한 소리를 내며 땅을 박차고 출발.
바람이 헬멧안으로 들어온다, 가속감... 기분이 좋다.
울프 클래식을 타기 전 항상 이런 의식을 치른다.
사람도 그렇듯 오토바이도 조심히 깨우고 천천히 출발해야 한다.
이런 추운날 녀석은 특히 사람처럼 잠에서 깨다 졸다 반복이다.
그럴수록 더 부드러운 손길이 필요하다.
암튼, 박달2교에서 경수대로를 지나 관악대로로 향한다.
그리고 인덕원을 지나 안양판교로로 진입. 오늘은 별로 차가 없다.
아마도 오후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듯.
18시 이후 내린다는데 그 전에 눈이 안오길 빌어야 겠다.
녀석과 6일만에 함께하니 정말 좋다.
125cc 저 배기량이지만 시내에서나 안양판교로와 같은 고속 국도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낸다.
작은 녀석이지만 3, 4단 기어에서 스로틀 감는 것에 따라 찰진 토크와 출력을 보인다.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3, 4단에서 약 8,000rpm 정도가 정말 재밌다.
속도는 약 60 ~ 75km/h 정도지만 이때 안정된 로드홀딩과 강한 토크,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는다.
이어서 하오개로로 들어섰다.
해뜨는 시간이 많이 늦어져서 많이 어둡다.
역시 산간 지역여서 그런지 녹지 않는 눈과 언 도로가 많다.
속도를 30km/h 이하로 줄이고 비상등을 켠채 주행을 했다.
하오개로 고개를 넘기전 오르는 차선 도로 전체가 얼어있었다.
빙판은 타이어 접지력이 유지가 되지 않아 바로 미끄러져 버린다.
다행히 반대편 차선은 괜찮아 바로 이동해서 주행. 무사히 고개를 넘는다.
눈, 비가 그쳤다고해도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 하오개로는 당분간 오지 말아야 겠다.
고개를 다 넘어와서 내가 재일 좋아하는 숲 터널에 도착.
어둡긴 하지만 이곳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사진을 찍고있자 저 멀리 해가 떠오른다. 하늘이 뿌옇게 변하고 밝아지기 시작한다.
정말 눈깜짝할 사이다.
이내 어두운 기운은 싹가시고 환하게 빛나기만 한다. 날이 밝았다.
으... 근데, 오늘은 좀 많이 추웠던 거 같다.
분당으로 넘어오자 더 추운 기운이 느껴졌던 거 같다.
체온이 많이 떨어졌는지 으시시 추웠던 거 같다.
아마도 사진찍느라 장갑을 벗어서 그런 건지...
암튼, 오랫만에 일출을 맞이하며 즐겁게 라이딩할 수 있었다고요.
덧붙임말.
오늘 최대의 관심사는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재판.
결국,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을 8:1로 해산 결정을 내버렸다.
이것은 김이수 재판관이 해산 기각 의견에서도 말했듯
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내용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고,
폭력혁명이나 일당·일인 독재의 내용도 없으며, 이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는 것.
특히 정당해산심판 요건은 명확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강령이 대북정책과
입장이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볼 증거는 없다.
아울러 일부 구성원들이 문제가 된다면 국가보안법이나 형법으로 처벌하면 되기 때문에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비례원칙 준수라는 헌법상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기각해야 한다.
또한 의원직 역시 박탈돼선 안 된다는 의견.
민주주의 나라에선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결국 후퇴한거나 마찬가지다.
이땅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넋들을 어찌 볼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임을 누가 진단 말인가? 후에 역사는 누구의 잘못인지 기록할 것이다.
지금 이 땅에서 이 순간을 사는 내가 부끄럽다.
'당신은 그런데도 침묵하고 있었나요?' 이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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