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972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결성된 7인조 프로그레시브 락, AOR(Album-oriented rock) 밴드인 파블로프스 도그(Pavlov's Dog)의 1집 앨범을 소개해 본다. 이 밴드의 이름인 파블로프스 도그는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 이라는 행동주의 심리학을 연구한 러시아 생리학자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의 개에서 가져왔다.
파블로프스 도그는 보컬 데이비드 서캠프(David Surkamp), 키보드 데이비드 해밀턴(David Hamilton), 멜로트론/ 플루트 더그 레이번(Doug Rayburn), 베이스 릭 스톡턴(Rick Stockton), 퍼커션 마이크 사프론(Mike Safron), 바이올린/ 비올라 지그프리드 카버(Siegfried Carver), 기타 스티브 스코르피나(Steve Scorfina)로 구성되었다.
우선 그들이 발매한 앨범은 정규 앨범 7개와 라이브 앨범 2개가 있다. 아래는 정규 앨범 리스트.
Pampered Menial (1975)
At the Sound of the Bell (1976)
Lost in America (1990)
Has Anyone Here Seen Sigfried? (2007)
Echo & Boo (2010)
The Pekin Tapes (2014)
Prodigal Dreamer (2018)
위 정규 앨범들 중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앨범은 1975년에 발매한 1집 'Pampered Menial'. 하지만, 2집 이후도 괜찮은 앨범들이 있지만 인지도는 없다.
파블로프스 도그의 밴드 연혁을 잠시 살펴보면, 1975년 1집 'Pampered Menial' 발표후, 기타 연주를 보강하기 위해 톰 니케슨을 영입하여 1976년 두번째 앨범인 'At the Sound of the Bell'을 발표하지만, 돈 문제 등 여러 이유로 마이크 사프론, 데이비드 해밀턴이 팀을 떠난다. 1977년 세번째 앨범을 녹음했지만, 1, 2집 판매량 부진으로 컬럼비아 레코드사는 발매를 거부하고, 팀은 해체된다.
1990년 데이비드 서캠프와 더그 레이번을 주축으로 밴드가 다시 결합되고, 3집 'Lost in America'를 발표한다. 2004년 6월 데이비드 서캠프, 더그 레이번, 마이크 사프론, 릭 스톡턴, 데이비드 해밀턴, 스티브 스코르피나 등 초기 멤버들이 모여 재결합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루고, 2005년 데이비드 서캠프의 아내 사라가 보컬 및 기타로 가세한다.
2007년에는 1977년 발매하려던 'Has Anyone Here Seen Sigfried?' 앨범이 리마스터링 되어 공식적으로 세상에 나오고, 이후 밴드 멤버들은 여러번 바뀌지만 정규 앨범 발표나 공연 등은 꾸준히 이어 간다. 현재 공식 멤버는 보컬 데이비드 서캠프, 보컬 및 기타 사라 서캄프, 바이올린 애비 스테이일링, 베이스 릭 스테이일링, 키보드 마크 마허, 기타 데이비드 말라쇼스키, 드럼 스티브 벙크로 구성되어 있다.
옛 멤버인 지그프리드 카버, 더그 레이번, 릭 스톡턴 등은 세상을 떠났다. 그들의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암튼, 파블로프스 도그의 1집 앨범 'Pampered Menial' 를 들어보자.
첫 곡 'Julia'는 파블로프스 도그하면 가장 많이 알려진 유명한 곡인데, 데이비드 서캠프의 여성스러운 가는 하이톤의 고음과 절묘한 바이브레이션이 참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곡. 노래 가사는 사랑을 처절하게 애원한다.
두번째 곡 'Late November'는 흥겨운 반주로 시작하지만, 서글프게 토해내는 데이비드 서캠프의 음색과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는데, 후반부 'She just goes to show you never know. What's in your heart, what's in your soul' 부분은 마음을 저리게 만든다.
다음 곡 'Song Dance' 는 기타, 바이올린 등 독주 연주가 특히 돋보이는 곡인다. 게다가 후렴부 합창 가사의 라임 처리가 너무 깔끔한데, 과연 1975년도에 어떻게 이런 멋진 가사를 만들었을까.
이어지는 곡 'Fast Gun'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곡으로 바이올린이 만들어 내는 멜로디가 너무 아름답다. 데이비드 서캠프의 목소리가 그 분위기를 헤치는 느낌도 있지만, 어찌 보면 또 적절히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다섯번째 'Natchez Trace'는 재즈 스타일의 피아노가 주제 선율로 나서고 흥겹고 박진감 넘치는 기타 리프가 이어지다 중반부를 넘어가면 멜로트론과 베이스가 또 분위기를 바꾸고 데이비드 서캠프가 주문을 읆듯이 노래하면 처음 기타 리프와 피아노 선율이 다시 등장하며 끝난다.
'Theme From Subway Sue' 이 곡도 내가 좋아하는데, 초반 짧막한 기타 연주와 피아노의 주제 선율을 포함한 전반적인 멜로디 라인 바탕아래 데이비드 서캠프의 촉촉한 음색이 정말 아름답기까지 하다. 후반부에서 전 악기가 나서며 'She's a woman (Such a lady) I've nothing at all (Left me nothing at all) Well I'm leaving... I leave soon Well I'm leaving Nothing at all And I got nothing Nothing at all' 이 가사가 흐르는데, 전율까지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다음 곡 'Episode' 는서정적인 멜로디 라인과 신비스럽고 몽롱한 느낌의 멜로트론 사운드가 돋보이며 데이비드 스캠프의 애잔한 음색이 매력적인 곡. 이어 'Preludin'는 약 2분 분량의 연주곡인데, 서사적이지만 상큼하고 발랄한 곡으로 다음 곡인 'Of Once And Future Kings' 의 전주곡에 해당된다.
마지막 곡 'Of Once And Future Kings' 는 'Preludin'에서 바로 이어지는 곡으로 분위기는 정반대다. 기타 아르페지오 연주와 플루트가 잔잔하게 장엄한 분위기를 이끌고, 초중반에 갑자기 락으로 바뀌며 중반부를 넘어가면 다시 서사적으로 바뀐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전 악기가 등장하며 격정적으로 연주하다 후반부에 다다르면, 첫 플루트가 다시 등장하며 조용해 진다. 하지만, 바로 화려한 기타 솔로가 주제 션율로 등장하고, 데이비드 서캠프도 외치듯 노래하며 바람소리가 서서히 들리며 앨범을 마무리 한다.
파블로프스 도그의 1집 'Pampered Menial' 를 아트 락, 프로그레시브 락 등으로 여겨지지만, 락과 팝이 혼합된 스타일에 더 가깝다. 특히,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플루트 등의 클래식 악기와 아날로그 샘플러인 멜로트론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서정성이 짙은 음악을 전개해 나가 그들만의 독특한 색체를 분명히 각인 시킨 앨범이다.
그래서 2집 이후로 1집의 그 전율적인 느낌이 안들어 별로라는 의견도 있으나 그들의 음악적 경계를 이해하고 들어보면 2집 이후 음반은 더 편안히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1집 'Pampered Menial'는 아날로그로 녹음된 LP로 볼륨을 높여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떤이들은 그렇게 많은 악기가 동원되었지만, 사운드의 깊이감이나 풍성함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건 디지털 음원의 한계가 아닐까. 확실히 아날로그로 들으면 잘 들리지 않던 악기 소리가 전체적으로 균형있고 공간감을 형성하며 풍성하게 들린다.
암튼, 지금까지 파블로프스 도그의 1집 'Pampered Menial' 에 대해 얘기를 해봤는데, 그들의 이후 앨범들도 다음에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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