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0 Selpet을 가져온지 약 한달. 현재 녀석은 멈춰있다.
사실 약 2주전 테스트 주행차 출퇴근이 가능한지 안양-판교로(하오개로)를 넘기로 했다.
안양에서 하오개로 입구까지 엄청 잘 달리는 녀석. 중간까지 왔으니 좀 더 가면 성공이다.
하지만, M30 Selpet은 딱 그 지점에서 멈춰버렸다.
당시 찍은 영상을 보도록 하자.
영상속 M30 Selpet 정말 잘 달린다. 속도는 약 50~55km/h 사이.
화면에서 보이는 M30 Selpet 의 달리는 모습이 여타 바이크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주 독특한 주행감을 가진 녀석이다.
녀석의 과거가 어쨌든 왈가왈부(曰可曰否)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녀석은 현재 내게 있고 내가 책임져야할 녀석이니까.
왜 녀석이 가다가 멈췄는지 그 이유가 뭐든
50년 세월을 간직한 녀석에겐 테스트 자체가 버거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암튼, 이 포스팅은 M30 Selpet을 가져와 점검해준 것들 그리고, 현재까지의 얘기다.
1. M30 Selpet 시작
M30 Selpet을 가져와 약 2주 동안 짧은 거리를 주행하며 녀석의 컨디션을 유심히 지켜봤었다.
가장 먼저 헤드라이트와 윙커 작동이 안되는 것을 점검했다.
베터리 문제가 아니었고, 단선된 흔적이 보인다.
단선된 두 곳을 잇고 윙커 스위치를 작동하자 잘 작동되는 윙커.
또 시동을 걸자 헤드라이트는 잘 들어온다. 전구는 이상없다는 얘기다.
M30 Selpet의 헤드라이트 전구 사양은 6V15W Stanley A3598HA.
그리고, 윙커는 6V8W 번데기 전구가 들어간다.
M30 Selpet은 1963년식으로 53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각종 볼트, 너트, 와셔 등이 녹이 슬고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안양공구상가에서 M30 Selpet에 맞는 볼트, 너트, 와셔 등을 구해 장착했다.
주행중 미션 슬립이 있는 녀석에게 '모튤 TRANSOIL EXPERT 2T' 를 먹여주기도 했다.
또, 처음 가져왔을때 구멍이 뚤린 머플러.
일본옥션에서 상태가 괜찮은 녀석으로 달아줬고.
약 2주간 5km 거리를 주행하면서 스로틀 조작에 따른 출력반응이 더디고,
판매자에 따르면 캬브레이터에 누유가 비친다하여 카브를 청소해 주기로 했다.
사이드커버를 열고, 스로틀 케이블, 초크 케이블 및 캬브를 탈착하는 것까지 내가
캬브 청소는 알투엠모터스 미케닉 형님께서 도와주시기로 하셨다.
M30 Selpet의 내부 공간이 너무 좁아 캬브를 빼내기 애매하다.
왜 샤시안에 캬브를 넣어놨는지 정비성은 별로 좋지 않다.
녀석과 힘겨루기 끝에 M30 Selpet 캬브를 탈착.
바로 이것이 M30 Selpet 순정 캬브레이터.
미쿠니(MIKUNI) 캬브가 들어간다.
상, 하부 챔버를 연결하는 볼트를 다 분리하란다.
이어서 캬브레이터 청소.
메인제트, 니들벨브, 다이어프램 커버, 플로트 챔버 등 각종 부품을 클리너로 씻고
에어로 닦아주는 작업을 해준다.
특히, 메인제트 실구멍에 그동안 쌓인 찌거기를 잘 없애줘야 한다.
그렇게 캬브레이터를 말끔히 청소하고 다시 역순으로 조립후 장착.
다음날 역사적인 테스트 주행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주 기대. 잘 달려줄 것이라 믿는다.
2. M30 Selpet 달리다
이른 오전 M30 Selpet을 밖으로 빼내 시동을 걸고 예열을 해준다.
알투엠모터스 미케닉 형님의 배웅을 받으며 하오개로로 출발.
가는 길 중간 녀석을 잠시 세우고 쉬고 다시 출발.
의외로 정말 잘 달려준다. 계기판상 약 60km/h 속도까지 내준다.
하지만 녀석에겐 무리일 것 같아 바로 55km/h 이하로 주행.
평균속도 약 50~55km/h 로 유지해 준다.
안양-판교로 진입. 이때부터 윙카 작동이 안된다.
그런데, 헤드라이트, 브레이크 불빛은 정상적인 상태.
일반적으로 50cc 바이크들은 등판능력이 부족해 속도가 확 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M30 Selpet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약 50km/h 속도로 꾸준히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하오개로 진입전부터 속도가 낮아져 2단으로 변속하고
하오개로 입구에 도달했지만 그만 시동이 꺼져버린다. 위 영상에서 본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킥을 밟으니 시동이 걸리는 녀석. 그러다 약 2~3분후 다시 꺼져버린다.
엔진에 너무 열받아서 그러나 생각하고 하오개로 입구까지 온 것을 기념하여 사진을 찍는다.
녀석이 죽어버린지도 모른채 난 이 난리를 피고 있었던 것이다.
10여분이 지났을까? M30 Selpet의 킥을 밟는다.
몇번 밟으니 시동이 걸리긴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스르르 시동이 꺼지는 녀석.
20여분을 쉬고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마찬가지였다.
더이상 안될 것 같아 알투엠모터스 미케닉 형님께 전화.
그리고 용달에 싣고 샵으로 복귀.
3. M30 Selpet 해체하다
샵으로 가져와 시동유지가 안되는 증상을 토대로 연료가 잘 유입되는지 살펴본다.
연료호스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즉, 연료는 제대로 잘 들어간다는 것.
캬브 셋팅을 다시 해보고 시동유지가 되는지 살펴봤다.
하지만, 녀석은 5분을 넘기지 못했다.
미케닉 형님은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녀석의 헤드를 열기 시작했다.
실린더 그리고, 피스톤.
차례 차례 녀석은 해체되고 있었다.
실린더와 피스톤 한쪽에 오랫동안 묵혀왔던 스크레치들.
또, 커넥틱로드도 유격이 많아 상태가 좋지 못했다.
결국, 두 곳 다 보링이 필요한 상태.
녀석의 처참한 모습. 엔진, 미션을 다 내린 상태다.
참고로, M30 Selpet의 소, 대기어 사이즈는 각각 12T, 32T.
이왕 이렇게 된 거 샤시 안쪽, 연료탱크 다 닦아주기로 했다.
얼마 남지 않는 연료를 확인하는 중 2T 엔진오일과 제대로 혼합됐는지 의심도 되고...
하여튼 53년 세월의 흔적과 무리한 주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멈춘게 아닌지 판단된다.
다행이라 하기도 뭐하지만, 녀석의 피스톤은 이번이 처음 보링한다는 것.
즉, 엔진은 처음 열어봤다는 얘기다.
실린더, 피스톤은 이대로 전문샵에 보내 보링을 해도 되지만 문제는 미션.
크랭크 샤프트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미션을 열어야 한다.
먼저 마그네틱 하우징을 열고 전기를 만들어 내는 마그네션 아세이를 분리.
짠! 미션을 열었다.
중간에 큼지막한 것은 클러치 하우징.
놀랍게도 M30 Selpet의 클러치는 6장이 들어간다.
그럼 내가 이전에 구입한 클러치 3장은 뭐람?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이 크랭크 샤프트.
저걸 빼내서 보링작업(베어링 교환)을 해야 한다.
그런데, 너무 단단히 압착되어 있어 빼낼 수 없었다.
결국 미션을 보링업체로 보내야 한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저렇게 크랭크 샤프트가 분리된 녀석을 받을 수 있었다.
크랭크 샤프트를 저렇게 잡고 위를 두드르면 쇠가 흔들리고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정상은 저렇게 소리가 나면 안된다고 한다.
현재 실린더, 피스톤, 크랭크 샤프트는 보링업체에 보내진 상태.
또 한가지 문제는 시프트 걸이가 마모되어 기어 변속에 문제가 지속된다고 한다.
어쩐지 변속이 잘 안되고 헐렁이는 느낌이 들더니 그 문제였나 보다.
4. M30 Selpet 살리기로 결정하다
아!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M30 Selpet 이 멈춘 날.
약 15km 주행한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녀석을 살리고 싶었다.
난 그동안 미션에 들어가는 리데나, 베어링 등을 구하기로 했다.
M30 Selpet 미션안에는 6303 베어링 2개, 30B60C3 베어링 1개가 들어간다.
이 중 30B60C3 베어링은 특수 베어링이라 구하기 어렵다.
다행인 건 스즈키코리아에 문의한 결과, 80~90년초 스즈키 바이크에도 이 베어링이 들어가고 부품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리데나는 17x29x7 2개, 21x40x7 1개가 들어간다.
이것은 이베이에서 찾을 수 있어 주문한 상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M30 Selpet 스파크플러그 B6S 타입.
이것도 2개를 여유분으로 구입.
미터케이블과 스로틀 케이블도 이참에 교체하려고 사뒀다.
또, 키가 잘 걸리지 않은 문제가 있어 이그니션 키는 신품으로 구입.
이것은 M30 Selpet 윙카에 들어가는 6V8W 번데기 전구들.
그 외에도 6V15W 헤드라이트 전구, 6V1.7W 계기판 전구, 중고 미션 등을 구했다.
스스로 뭐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갔지만 내새끼라고 생각하니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5. 올드바이크를 탄다는 것, 바로 나를 알아가는 것
dh88때도 그렇지만 올드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누가 보더라도 미친짓이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이 오래된 모델에 대해 유일하게 나만이 아는 것이 있을테고 어려움을 알테니까.
직접 '보고' '만져보며' '느껴보는' 이 삼박자를 토대로 오랜시간 부딪쳐 봐야 그 탈것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M30 Selpet에 대한 경험이 쌓이고 쌓여 진짜로 이 녀석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그 날까지 함께 하고 싶다.
암튼, 4월초 다시 태어날 이 녀석이 기다려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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