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실조증, 그 3년의 기록, 희귀난치성질환 국민적 공감대가 다시 필요하다

육아+일상다반사|2016.01.28 16:00



색소실조증, 그 3년의 기록, 

희귀난치성질환 국민적 공감대가 다시 필요하다


부제 : 색소실조증 의료비 지원이 왜 안되는가?



들어가면서.


제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색소실조증, 그 6개월간의 기록' 에서 쓴 것처럼 

이 병을 겪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마음앓이 하고 계신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 제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자 하는 이유가 큽니다. 


세빈이도 그렇지만 왜 계속 이 병이 우리 아이들에게 발병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의료학적으로 돌연변이 유전자가 이 병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를 아직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색소실조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희귀난치성질환 헬프라인 사이트에도 등록되어 있는 

선천성 희귀난치성질환이지만 그 어떤 의료비 지원도 못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후천성 질병으로 'Q86.0 (이상형태성) 태아알콜증후군'의 경우 의료비 지원이 되지만

우리 아이들이 앓고 있는 'Q82.3 인 색소실조증'은 의료비 지원 혜택을 못받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피부이상 증상 때문에 감염을 이유로 인큐베이터 안에서 생활을 합니다.

엄마 품에 안기지도 못하고 상황이 나아질때까지 그 안에 있죠.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가족들 모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한달에 두차례 정도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야하고 

또 예약을 한다고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한달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불안한 시간을 눈물을 흘리며 보내곤 하죠.


세빈이 경우 지금까지 탈없이 잘 자라줬지만 앞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극히 일부이지만 태어나자마자 눈이 좋지 않아 수술을 하는 아이도 분명 있을 겁니다.


다른 병을 앓는 아이들처럼 똑같은 아픔과 고통을 갖고 있고 

엄연히 희귀난치성질환 헬프라인 사이트에도 등록되어 있는 선천성희귀난치성질환이지만

그 어떤 의료비 지원이 안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들을 위해 이 의료비 지원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해서 이 병을 알리고 겉으로 드러내며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1. 색소실조증 그후 3년



세빈이는 색소실조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병이 있지만 별 증상없이 보통 아이들처럼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니 같은 개월수(현재 31개월) 아이들보다 더 건강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병이 있는지 조차 가끔 잊을때가 있습니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약 3년간 세빈이를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 병에 대해 처음 갖었던 두려움이 많이 사그라들었고 기우(杞憂) 였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병과 함께한 말 못할 경험과 병원에 정기방문할때마다 

조마조마했던 그 마음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지만 저보다 

아내가 그리고 세빈이가 더 의연하게 잘 이겨내고 버텨준거 같습니다.






2. 피부 병변에 대해


세빈이의 경우 피부 병변 부위가 크고 넓게 퍼져있는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검은 부위가 많이 옅어졌습니다. 

멀리서 보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가끔 가려운지 긁고 딱지가 질때가 있는데 그땐 '아퍼' 하고 말하곤 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 자기 피부가 그렇다는 건 인지하지 못하지만 주위에서 간혹 물어볼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좀 속쌍하긴 하지만 설명해줘도 잘 알지 못하니 그냥 아토피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큰애도 처음엔 '세빈이 여기 왜그래?' 했었지만 지금은 물어보지 않습니다. 


세빈이가 태어나고 약 3~4개월 정도까지 피부를 관리해주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검은 병변부위만 남게되어 특별히 신경써줄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가끔 피부 한 두곳이 붉게 일어나고 가려운 적은 있었던 거 같습니다.






3. 진행중인 증상


지금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위는 치아와 모발인데 치아가 26개월쯤 위 3개, 아래 3개 정도가 나왔습니다.

다음 색소실조증 카페를 보면 치아의 경우 36개월이상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31개월 현재 위 5개, 아래 6개 정도 조금씩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치아의 경우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구요.

혹시 또래와 비교해 치아가 적은 경우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26개월쯤 영유아검진에 맞춰 2~3곳 치과에서 치아 CT를 찍어보려고 했으나 아직 아이가 어려 찍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CT를 찍더라도 영구치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또, 치아가 없더라도 불편하긴 하겠지만 잇몸으로 음식섭취에 문제없이 적응한다고 얘기하는 의사도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시간이 갈수록 자라고 있지만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머리숱이 적습니다. 

특히, 정수리 부분이 그렇구요. 


말은 그 나이 또래에 비해 제법 잘하지만 발음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아마 치아때문에 발음이 세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2013년 8월 소아청소년과(신경) 채종희 교수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뇌만 이상이 없으면 된다. 머리카락이 안나면 심어주고, 이가 나지 않으면 심어주면 된다고 말이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지만 어느 부모가 그 얘기를 듣고 걱정하지 않을까요.






4. 최근 발견한 증상 


그리고, 최근 세빈이가 색깔 구별이 서툴다고 아내가 말하는데

이것은 올해 중반쯤 예약되어 있는 유영석 교수님을 뵙고 정확한 걸 판단해봐야 겠습니다.


눈의 경우 태어나고 3년까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약 1년 전 서울대어린이병원 피부과 전공의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피부 병변이 큰 아이들의 경우 커가면서 여러가지 증상이 동반된다고 말이죠. 


그 말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31개월)까지 세빈이를 봐온 경우

보고 듣고 움직이는 것에 특별히 문제가 없었던 거 같습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잘먹고 키가 크고 건강해서 5살 정도 아이로 보곤 합니다.






5. 사회성


세빈이는 작년 9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 피부때문에 보내기를 망설였는데 같이 다니는 아이들 모두 별다른 반응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그냥 평범한 아이들처럼 잘 놀고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적응도 빨라 처음 유치원을 가고 1~2주 지나 종일반을 했었으니까요.



아이들 시선에서 병이란 서로 어울리는데 아무 문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어른들의 염려나 시선이 우리 아이들을 아픈 아이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6. 색소실조증 의료비 지원은 왜 안되는가?


들어가면서에서 언급했지만 왜 색소실조증은 희귀난치성질환임에도 의료비 지원이 안되는 걸까요?

2013년 6월 말 제가 헬프라인 사이트에 아래와 같이 문의했던 적이 있습니다.




답변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정확한 근거도 없이 통상적인 답변이 전부입니다.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되어 의료비 지원이 이뤄지는 질환 수는 134종이 전부입니다.

2001년 이후로 매년 똑같습니다.  


도대체 보건복지부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요?


그들은 질환의 희귀성, 중증도, 의료비부담, 기존 대상 질환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기존 대상 질환과의 형평성만을 따져봐도 제가 의문을 제기했던 인위적인 행위로 발병한

태아알콜성증후군 의료비 지원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희귀성, 중증도, 의료비부담 모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일 뿐입니다.


선진국처럼 6,000여가지가 넘는 희귀난치성질환에 의료비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색소실조증의 경우 특별한 증상없이 평생을 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커가면서 다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영구치가 없어 치아를 심어줘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는 괜찮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야지가 아니란 말씀입니다. 


색소실조증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지금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 세대, 그 다음 세대가 고생합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채종희 교수님에 의하면 

"계속 이 병에 대해 연구를 하고 조만간 완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언제일까요?







7. 희귀난치성질환 의료지원사업의 비효율성, 국민적 공감대가 다시 필요하다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우들이 수십만명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들어보지도 못한 병으로 한평생을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수많은 질환 중 의료비 지원이 되는 질환은 현재까지 딱 134종이 전부입니다.

또 의료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환우가 그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약 10년 전부터 희귀난치성질환 의료비 지원에 대한 논의나 보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2015년 정부는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지원 사업' 예산을 약 30억가량 줄이기도 했습니다.

(297억원에서 267억원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는 지난해 5월 열린 '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 국회 토론회'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없던 치료제가 생기는 순간 환자의 삶의 질은 크게 높아진다. 이런 환자들을 구제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이득을 얻는 것이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 나아가 치료 지원 및 치료환경개선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어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가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니라고 무관심으로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닙니다.


왜냐하면 병은 어느 누구에게나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특히 2010년 이후 차세대유전체분석기술(NGS)의 임상진단 활용화로 

세계적으로 빠르게 희귀질환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즉,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모르는 새로운 질병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죠.


국내도 희귀질환 진단이 증가되고 있는 것을 볼 때 현 의료비 지원정책은 

희귀질환의 효율적인 진단관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한국희귀난치성질환 연합회 등 여러 민간단체에서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의료비 지원 예산 편성, 복지지원 등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우와 그 가족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할 것은 무엇일까요?


곰곰이 진지하게 생각할 때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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