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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명기로 듣는 깊은 울림, 김두수 4집 '자유혼' 마스터릴테이프

라운그니 2025. 5. 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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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잠시 숨을 고르고 오래된 아날로그 오디오의 세계로 들어가 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바로 테크닉스 RS-1500 릴데크김두수 선생님의 4집 '자유혼' 마스터릴테이프를 올리고 음악을 들었던 경험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자유혼' 릴테이프

2023년 4월에 절판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김두수 선생님의 4집 '자유혼' 마스터릴테이프를 2년 전 8월에 우연히 리복스 코리아에서 주문할 수 있었다. 오늘에서야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고, 테크닉스 RS-1500 릴데크에 올리고 듣게 되었다.

 

김두수 4집 '자유혼', 깊고 신비로운 음악 세계

김두수 선생님은 '보헤미안', '약속의 땅' 등으로 알려진 한국 포크의 거장 싱어송라이터이다. 그의 음악은 떨리는 목소리, 선시를 닮은 노랫말, 쓸데없는 음을 줄여 넓어진 소리의 공간이 특징이며,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전무후무한 음악 세계를 펼쳐왔다고 평가받는다.

 

오늘 들은 4집 '자유혼'은 2002년에 발매된 앨범으로, 병마를 이겨낸 후 11년 만에 발표한 정규작이다. 이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심지어 "비평의 덧없음을 깨우쳐 주는 음반"이라는 표현으로 평가받았고, 해외에서도 알려져 일본 레이블과 계약하고 해외 활동을 할 기반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앨범 타이틀인 '곱사무'는 현대인의 왜곡된 자아를 그린 자화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김두수 선생님은 '사람의 생과 여정'과 '자연과 우주와의 교섭'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왔다고 말했다. 그의 음악은 은둔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자유에 대한 갈망을 노래해왔는데, 이는 인간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유를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 작업에는 김효국, 정유천, 손진태, 김광석(동명이인), 신성락 등 일급 세션들이 참여하여 음악적 성취도를 높였고. 특히 수록곡 '들꽃'은 강릉 외곽 산속에 있는 돔 형태 구조물 안에서 방음이나 차음 없이 고감도 소형 마이크 두 개와 휴대용 아날로그 릴테이프 녹음기(나그라)만을 사용해 더빙 없이 녹음되었다고 한다.

 

믹서나 이펙터 없이 어쿠스틱 기타 세 대, 신시사이저, 하모니카만으로 자연스러운 소리를 담아낸 이 곡은 앨범의 '자연과의 교감' 컨셉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타이틀곡이었던 '기슭으로 가는 배'는 경쾌한 어쿠스틱 리듬 기타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아코디언 연주가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고 평가받았다.

 

RS-1500으로 듣는 '자유혼'의 사운드

테크닉스 RS-1500에 '자유혼' 마스터릴테이프를 올리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김두수님의 감미롭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와 서정적인 기타 연주가 방안 가득 울려 퍼졌다. 역시나 사운드에 웅장함과 깊이감이 살아 있었고, 특히 각각의 악기 소리가 정말 명확하게 들리는 점이 인상 깊었다. 잘 관리된 아날로그 명기와 고품질 마스터 테이프가 만나 이루어내는 소리의 경험은 디지털 음원으로는 쉽게 얻기 힘든 생생한 질감을 선사한다. 이 자리를 빌어 마스터링 제작 녹음에 고생하신 뽀뇨님과, 다시 귀한 릴테이프를 구할 수 있게 해주신 리복스 코리아에 감사드린다.

 

아날로그의 가치와 울림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효율성과 속도를 극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오래된 아날로그 기기로 명반의 마스터 테이프를 듣는 경험은 또 다른 깊은 만족감을 준다.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복원 및 튜닝 붐이 일어나는 빈티지 오디오처럼, 김두수 선생님의 음악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테크닉스 RS-1500이라는 아날로그 명기를 통해 김두수 선생님의 '자유혼'을 마스터릴테이프로 듣는 경험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아날로그 사운드의 깊이와 예술가의 고독한 정신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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