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본네빌 T100

트라이엄프 본네빌 T100 2,000km 시승기, Triumph Bonneville T100, 클래식바이크

라운그니 2016. 12. 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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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엄프 본네빌 T100(이하 본네빌 T100)을 가져온지 약 4개월이 넘었다.

거의 매일 cb400ss와 번걸아 타고 있는데 2,000km를 함께한 지금 녀석이 어떤 성격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전 글에서 이미 얘기한 것처럼 본네빌 T100은 클래식바이크 장르를 얘기할때 

절대 빠지지 않는 영국 전통 클래식 바이크의 계보를 잇고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그래서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으로 불리운다.


아직 2,000km 밖에 못타본 내가 본네빌 T100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약 4개월정도 녀석과 함께한 경험을 풀어볼까 한다.  


이 시승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을 적는 것일 뿐 레퍼런스격인 이야기는 아니다.

모터사이클을 포함한 모든 탈 것은 시승자에 따라 느낀바가 각자 다르고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이렇게 마일리지 증가에 따른 롱텀시승기를 쓰는 이유는

그 시점에서 녀석에게 느낀점을 기록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녀석에게 더 깊은 애정을 갖고 싶어서 쓰는 것.





1. 본네빌 T100 2,000km 시승 소감



본네빌 T100을 약 1,200km 정도 타기전까지 2, 3단에서 스로틀을 풀때 후적 소리가 매번 펑펑 터질 정도였다.

그러던 녀석이 1,200km 넘겨 매니폴더가 잘 구워질때쯤 후적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마도 한참 길들이기 상태에서 내 스타일에 맞게 ECU가 보정되고 

더운 날씨도 맞물려 후적이 오래가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이 후적 소리가 듣기 좋았지만 너무 빈번하게 터져서 사실 좋은 것보다 신경이 더 많이 쓰이긴 했었다.


지금은 주행중 스로틀을 풀어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cb400ss 처럼 듣기 좋은 후배기음이 흘러나온다. 

간혹 후적이 터지진 하지만 이젠 애교로 봐준다.







본네빌 T100은 저단에서 토크가 일품이다. 

속도를 구지 얘기해 보자면 1단 3~4,000rpm에서 40km/h 속도를 넘나든다. 


내 경우 그 구간에서 거친 엔진음이 들리는 것 같아 2단으로 바로 올리지만 

사실 그 회전대역은 본네빌 T100이 어떤 녀석인지 알아 챌 수 있는 구간인 셈이다.


본네빌 T100은 시내주행에서 3단 기어만으로도 충분한데 3,000~4,000rpm 에서 80km/h 이상으로 주행가능하다.

여기서 스로틀을 더 비틀어 5~6,000rpm 으로 올리면 

순간 놀라울 정도로 경쾌하고 박력있게 튀어 나가며 순식간에 100km/h 이상으로 질주한다.  


최근 이 3단 기어을 즐겨 사용하는데 마일리지가 점점 늘어나면서 이 대역의 주행질감이 더 쫀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또, 이 대역은 최대토크가 발행하는 지점(68Nm/5,800rpm)이기도 해서 달리고 나면 강렬함이 여운으로 남는다.

그래서 도로가 여유가 되면 계속해서 돌리고 싶은 유혹에 빠져든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 3단 기어가 가장 재밌는 단수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본네빌 T100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타왔던 여러 바이크 다 그랬던 거 같다. 

단, 차이점이라면 그 느낌이 매끄럽거나 매끄럽지 않다는 점으로 나눌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니까 cb400ss를 포함한 단기통 엔진을 가진 녀석들의 경우 회전 질감이 쥐어짜는 느낌이라면

본네빌 T100은 토크감이나 가속감이 아주 매끄롭고 여유롭게 쭉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랄까. 


일반적으로 이 느낌을 단기통 엔진과 2기통 엔진의 차이점이라는데

본네빌 T100과 cb400ss 를 매일 번걸아 타보니 더 명확해지는 것 같다. 







확실히 주행 감성은 본네빌 T100에 비해 cb400ss 가 낫다. 

그것을 공냉 캬브 감성이라고 하는데...


뭐랄까... 그것을 구지 글로 표현해 보자면 

저 깊은 배속부터 턱 입구까지 치고 올리는 두툼한 뭔가를 터트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엔진이 꿈틀되고 살아있다는 느낌... 

스로틀에 따른 즉각 반응 내지는 한박자 더딘 반응 등...

진득한 배기음이 어우러져 아주 독특하고 재밌는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또, 3~4단 저rpm에서 고rpm(약 5~6,000rpm) 으로 올리는 과정도 정말 재밌다.  







그에 비해 본네빌 T100은 아주 계산적이고 정확하다. 

(그렇다고 해서 cb400ss 와 비교해 재미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본네빌 T100 또한 cb400ss 처럼 공냉 감성을 늘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각 단에서 스로틀을 풀때 들리는 후배기음이다.

푸쉭, 슈우우웅... 구릉거리는 그 소리들이 라이딩시 귀를 너무 즐겁게 한다.


본네빌 T100은 어떠한 환경에서도(아직, 여름, 가을, 겨울만 경험하고 있지만) 같은 출력 성능을 보여주고

또 그 어떤 험란한 조건에서도 나를 배신할 것 같지 않는 신뢰감을 준다.







사실 cb400ss 보다는 본네빌 T100을 매일 타고 싶다. 

아마도 성능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마일리지 증가에 따른 주행 감성이 변하고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1,000km 보다 2,000km 에서 모든 것(엔진질감, 배기음, 브레이킹 등 기계적인 것 외에 포지션, 컨트롤 등)이 

더 잘 다듬어진 느낌이랄까. 


암튼, 본네빌 T100은 함께한 시간, 주행 거리가 비례함에 따라 점점 더 재밌게 변해가는 것 같다.

그래서 3,000km, 4,000km 때는 또 어떤 녀석으로 변할지 참 기대되는 바이크다.







그리고, 본네빌 T100의 밸런싱은 과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출퇴근시 늘 이용하는 도로가 있다. 

이곳은 와인딩, 헤어핀 구간 등이 잘 마련된 도로인데 적극적인 라이딩 욕구를 일으킬 정도로 재밌는 곳이다.

하오개로 와인딩 구간을 지날때 미리 라인을 그리고 바이크를 기울며 지나가는데 라인을 수정할 경우도 더러 있다.


본네빌 T100의 경우 반경 수정을 시도할때마다 아주 정확하고 매끄럽다. 

또 바이크를 눕히고 일으켜 세우는 것도 알아서 해준다. 심지어 포지션이 엉망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리어가 허둥대거나 미끌리는 느낌도 전혀 없다. 


같은 와인딩 구간을 cb400ss로 늘 지나는데 cb400ss는 리어가 좀 불안하다. 

라인 수정시 내가 원하는데로 잘 돌아나가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다.

(최근에서야 안 것이지만, cb400ss의 경우 리어가 불안한 것은 타이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타이어 트래드가 노면을 잘 움켜지지 못하는 형태이고, 타이어 압이 높았다.

그래서 타이어 공기압를 좀 뺐는데 이것은 몇일 후 테스트할 예정이다)


그런걸 보면 본네빌 T100의 전반적인 밸런스가 아주 훌륭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내가 본네빌 T100으로 기록한 최고 속도는 약 150km/h 정도다.

같은 기종을 타는 어느 분은 190km/h 까지 기록했다고 하는데, 150km/h 의 속도도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본네빌 T100은 약 100km/h 정도 되어도 맞바람을 사람이 받아내서 주행시 힘들다.

그래서 이런 클래식바이크 네이키드 바이크는 80~100km/h 사이가 정말 재밌는 속도 구간이다.


암튼, 본네빌 T100으로 고속주행시도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짐없으니 만듦새 하나는 인정할만 하다.







하지만,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노면을 너무 많이 탄다는데 있다.

그 노면을 탄다는 것이 세로줄 도로 즉, 그루빙 도로에서 리어가 춤을 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의외로 본네빌 T100은 세로줄 도로에서 아무런 기동 없이 잘 흘러 나간다.


내가 말하는 노면을 탄다는 의미는 도로에 깔린 자그마한 자갈, 도로의 균열, 방지턱 등을 

아주 세세하게 감지하고 그것을 몸으로 전달한다는 것. 


물론 그 영향으로 핸들링이 영향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 느낌이 너무 잦으니 스트레스가 쌓인다.

뭐, 아주 잘 닦인 도로에서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너무 하드한 리어쇽의 영향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오너들은 리어쇽을 올린즈로 교체를 하면 해결된다고 하는데 올린즈가 한두푼도 아니고... 

적어도 1만 km 까지는 더 타보고 적응해 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주행거리를 더 늘리면 리어쇽이 잘 다듬어져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2. 본네빌 T100 탐구



본네빌 T100은 클래식바이크란 무엇인지 그 자체로 증명하는 바이크다.


1959년 처음 본네빌이란 모델명을 사용하고 

2016년 지금까지 그 모습 그대로 모터사이클 역사상 가장 모터사이클(오토바이) 답다고 알려져 있다. 

(본네빌 역사 이야기는 여기를 참고 - http://raungni.tistory.com/1107)


2000년 초반부터 최근까지 전세계적으로 클래식바이크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것은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으로 과거로의 회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에 따라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은 레트로, 헤리티지 등을 강조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옛 디자인을 접목하여 클래식바이크 장르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BMW 모토라드의 R nine T로 사람들은 그들의 디자인에 매료되고 

그렇게 힘을 얻은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레트로 스타일 장르의 모터사이클을 하나 둘 선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전통성을 살리지 못했다. 

그들중 기껏해야 혼다 CB1100이 그 헤리티지를 이었다고 할까. 

그 나머지는 말 그대로 레트로 스타일인 모터사이클 장르를 새로 만들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반면 트라이엄프는 '과거로의 회귀'를 내다보고 그들의 과거 유산인 '본네빌'을 2000년도에 선보인다.

새로운 기술이 들어갔지만 1983년 마지막 그 본네빌 그 모습 그대로 계승하게 된 것이다.


트라이엄프는 본네빌로 클래식바이크 전통성을 강조하여 아주 큰 성공을 거두고

지금도 새로운 본네빌을 선보이며 영국 전통 클래식바이크로서의 입지를 돈독히 하고 있다.







현재 내가 타고 있는 녀석은 2014년식 공냉식 병렬 2기통 엔진이 얹어진 본네빌 T100 이다.


트라이엄프는 본네빌 T100 을 내놓으면서 매년 다른 페인팅을 선보이는데 내것은 'Cranberry Red' 색상이다. 

참고로 'Cranberry Red' 색상은 유럽에서 인기에 힘입어 2015년도에 한번 더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2016년 이후로 본네빌 및 본네빌 시리즈는 수냉식 엔진이 얹어져 출시된다.


아래 사진은 본네빌 T100의 세부 사진들이다.

사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본네빌 T100의 자세한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이 사진이 본네빌 T100을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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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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